국민의힘 "법사위·운영위 내년에 돌려달라…1년씩 나눠 맡자"

추경호 "원구성 마지막 제안…민주당, '운영위만 달라' 제안도 거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국회 원(院)구성 협상과 관련 "(기존 안을) 도저히 수용하기 어렵다면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이번 앞 1년은 더불어민주당이 맡고, 1년 뒤 2년차에는 국민의힘으로 돌려달라"고 제안했다.

추 원내대표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에) 마지막으로 또 제안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즉 법사위와 운영위를 1년씩 바꿔서 순차적으로 맡자는 안"이라며 "(기존 제안에서) 또 수정 제안을 드리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당초 법사위와 운영위 2곳을 최소 조건으로 요구하던 국민의힘은 이후 협상과정에서 '법사위만이라도 넘겨달라'는 안을 제시했지만 민주당이 이를 거부했고, 다시 법사위를 민주당이 맡는 대신 운영위를 국민의힘이 맡는 협상안을 다시 제안한 바 있다. 두 상임위를 번갈아 맡자는 이번 안이 국민의힘의 세 번째 제안이다.

추 원내대표는 최근까지의 협상 상황에 대해 "(민주당에) 운영위라도 우리 여당 몫으로 다시 반환시켜달라, 운영위를 여당이 맡아야 한다, 그런 제안을 했다. 그런데 거기서 돌아온 답은 사실상 어렵다는 답을 (민주당이) 전해 왔다"고 설명했다.

추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관계자들에 따르면, 민주당은 법사위·운영위·과방위 등을 포함 이미 처리한 11개 상임위를 민주당이, 나머지 7개 상임위를 국민의힘이 맡는 방식의 최초 제안 이후로 다른 어떤 타협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물밑 협상이나 공개 협상이나 당초 처음 공개적으로 천명한 입장에서 그 어떤 변화도 없이 일관되게 자기 입장과 주장을 관철하고 강요하는 입장"이라며 "많은 상대 당과 협상을 해봤지만 정말 이런 경우는 저도 처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 내부 논의 사항에 대해 "민주당 일부에서도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그런 타협안을 갖고 진행해야 되는 것 아니냐' 하는 의견도 있다고 전해 듣고 있지만, 절대 다수는 그 안(운영위 요구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으로 정리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측 이 제안과 관련,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이 입장을 묻자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며 "한번 저희가 검토해 보겠다"고만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3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의힘의 제안에 대한 의견을 밝힐 계획이다.

박 원내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선 국민의힘을 겨냥 "원구성하자니까 권한쟁의심판 청구가 웬 말인가"라며 "국회법에 상임위원장 선출과 상임위원 선임에 대해 명시돼 있는데 (민주당이) 무슨 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나"라고 국민의힘을 몰아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권한쟁의심판 청구로 분명해진 게 하나 있다. 국힘은 국회 정상화를 원하지 않는단 사실"이라며 "앞에선 협상해야 한다고 하면서 뒤에선 협상을 파토 내려고 안간힘 쓰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선 "(권한쟁의심판) 그건 헌재에서 별도의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은 추 원내대표의 공개제안 직후 원구성 관련 입장문을 내고 "오늘 양 교섭단체 대표에게 '이번 주말까지 원구성 협상을 종료해달라'고 최종 통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요구해온 '20일 본회의'는 열리지 않을 전망이다.

우 의장은 입장문에서 "여야가 합의해 원만하게 원구성을 완료하는 것이 일하는 국회, 성과를 내는 국회를 빠르게 안착시키는 방안"이라며 "시한을 정해 마지막 협상을 이어가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민주당은 우 의장에게 국민의힘과의 협상이 결렬될 시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고 나머지 7개 상임위 위원장 선출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우 의장은 이와 관련 "마냥 기다릴 수는 없는 사정도 커지고 있다"면서도 "협상 타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고, 양 교섭단체 어느 쪽에서도 최종 결렬을 선언하지 않았다는 점도 가볍게 여길 수 없다"고 협상 기한을 정한 취지를 밝혔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원구성 관련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추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에게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1년씩 순차적으로 맡는 안을 공개 제안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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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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