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고-하동여고 통폐합 군민의 68%가 찬성

행정절차 조건 달성해 하동육영원 동의만 남아

하동군은 경남교육청에서 지난 13~17일 실시한 하동고등학교-하동여자고등학교 통폐합 학부모 설문조사 결과 투표에 참여한 학부모의 68%가 통폐합에 찬성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 대상은 통합대상인 하동고와 하동여고 학부모, 하동 지역내 전체 초중학교 학부모였으며 선거관리위원회 온라인 투표 시스템을 이용해 진행됐다.

하동고와 하동여고 통합의 필요성은 지난 20년간 지역 주민들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 돼 왔고 몇 차례 통합 추진이 시도 되었으나 그때마다 사립학교인 하동여고 관계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고교통합 학부모 소통간담회. ⓒ하동군

그러나 심각한 학령인구 감소로 하동의 교육 정주 여건은 갈수록 악화됐다.

2022년 민선8기 하승철 하동군수가 두 학교의 통합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다시 한번 촉발되었으며 소관 기관인 경남교육청 또한 통합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지난 2년간 여러 공론화 과정을 거친 끝에 이번 설문조사를 진행하게 됐다.

군은 두 학교의 통합을 위해 2022년 9월 ‘대군민 교육발전 토론회’를 시작으로 학부모 간담회, 학교운영위원회 간담회, 공청회, 하동육영원 이사장 면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과 의견수렴을 진행했다.

경남교육청은 하동읍 지역 학교장, 학부모 대표, 동문회장 등 이해관계자들로 구성된 ‘고교통합 민관협의체’를 운영하며 1년 3개월간의 숙의 과정을 통해 하동고와 하동여고 통합의 필요성과 통합 방식을 결정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 학교 통합의 행정절차 조건인 찬성 60% 이상의 결과가 나옴에 따라 경남교육청에서는 사립 하동여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하동육영원에 공식적으로 통합 추진 요구를 전달할 계획이다.

최종 통합을 위해서는 하동육영원 이사회의 동의가 필요한 상항에서 현재까지 통합 반대의 공식 의견을 고수하는 하동육영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경남교육청은 “사립학교의 특성상 통합을 강제할 수 없지만 현재 학령인구 감소 추세를 볼 때 하동의 교육 경쟁력 강화와 미래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서는 두 학교의 통합이 바람직하다”며 “통합 시 획기적인 시설 개선과 100억 원 이상의 교육경비 지원을 통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군 교육혁신팀은 “인구감소는 사회 곳곳에서 이미 큰 문제가 되고 있으며 특히 아이들이 사라지는 농촌의 학교들은 직격탄을 맞았다”며 “올바른 교육을 위한 수많은 가치와 방법론은 아이들이 없으면 그 의미도 사라짐을 알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하동여고 관계자들이 현실에 안주하며 미래에 대한 위기감이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지만 군민들과 함께 설득하고 소통하여 반드시 통합을 이루어 낼 것”이라고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하동군 전체 고교 입학자원(중학교 졸업생)은 올해 262명이었으나 9년 뒤 고교 입학 예정인 현재 초등 1학년 재학생 수는 그보다 54%가 줄어든 122명에 불과해 학령인구 감소 추세가 심각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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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

경남취재본부 김동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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