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되는 45년간의 기록 '홍재일기'는 어떤 책?

1866년부터 45년간 전북 부안에 거주하던 유생이 기록해 남긴 '홍재일기'가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된다.

국가유산청은 일제강점기 일본 육군이 관리하는 군수물자 공장이었던 미쓰비시 제강 인천제작소 노동자들이 합숙 생활을 하던 공간인 '부평 미쓰비시 줄사택', 일제 침략에 죽음으로 항거한 충정공 민영화(1861~1905)의 유서 등과 함께 '홍재일기'를 국가문화유산으로 등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재일기'는 기대승의 후손인 기행현(1843~?)이 전북 부안군 남하면(지금의 주산면) 홍해마을에 거주하면서 23세부터 말년에 이르기까지 45년간 써 온 개인의 일기다.

국가유산청이 '홍재일기'에 주목한 것은 기록의 기간이 방대하거니와 담고 있는 내용들도 개인사 뿐만 아니라 근현대 전북지방은 물론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순간들의 기록이 담겨 있다는 점 때문이다.

▲전북 부안의 유생인 기행현이 1866년부터 1911년까지 45년간 기록한 홍재일기가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될 예정이다. 사진은 홍재일기 첫 부분. ⓒ

국가유산청의 등록사유에는 '일기 내용은 동학농민혁명기 백산대회 일자를 1894년 음력 3월36일로 특정하였고, 1866년부터 1894년 동학농민혁명이 발발하기 전까지의 약 30년간의 물가변동, 가뭄, 세금 관련 내용이 기록되어 있으며,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까지 부안을 중심으로 당시 지역사회의 변화상과 역사적 사건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고 밝히고 있다.

'홍재일기'는 기행현의 방손인 기곤씨가 보관해오고 있던 것을 임실군청 학예사인 김철배 박사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김철배 박사는 모두 7책으로 된 '홍재일기'의 내용을 동료 학자들과 함께 탈초하고 번역하는 한편 이를 세상에 알리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관련 논문이 발표되면서 근현대사 연구의 장을 넓히는데 크게 기여하기도 했다.

'홍재일기'는 1866년 3월10일, 봄기운이 가득한 가운데 예재(禮齋)에서 독서를 했다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일기의 매달 마지막날 기록에는 쌀과 나락의 당시 시세를 기록으로 남겨둬 물가변동상황과 식량생산상황 등을 추정할 수 있으며 당시 그와 교류하는 인물들의 정보, 원거리 여행의 노정 등이 세세하게 기록돼 있다.

또한 젊은 시절 과거시험 준비를 위해 접(接)을 꾸리거나 매일 어떤 학습을 했는지 등이 꼼꼼하게 적혀있고 면임(面任)을 맡아 보던 일, 서양 이양선의 추몰에 따른 풍문과 관문(關文) 등의 내용도 남겨져 있다.

이밖에도 당백전의 유통, 이양선의 출몰, 조정과 궁궐의 소식은 물론 원근 고을의 수령 인사이동과 대원위의 개혁정치, 서원훼철 등의 다양한 정보가 빼곡하게 기록돼 사료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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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홍

전북취재본부 김대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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