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태백시…불통·갈등의 2년, 대체산업 ‘희망고문?’

폐교·폐광·폐업↓, 청렴도↓·체육회 갈등, 인구·경기침체↓

‘힘을 합쳐도 어려운 지역에 편 가르기로 더 팍팍해졌다.’

지난 2022년 7월 1일 이상호 태백시장은 ‘떠나는 태백을 돌아오는 태백으로 만들겠다’는 취임사가 공염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1일 태백시외버스 터미널 택시승강장에 손님이 없어 빈 택시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이날 한 개인택시 운전기사는 아침부터 6시간동안 4만원을 벌었다고 토로했다. ⓒ프레시안

취임 당시 4만 85명을 유지했던 태백시 인구는 2개월 뒤 4만이 붕괴된 뒤 6월 현재 3만 8206명으로 추락했다. 지난 2년간 일자리 증가는커녕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1879명이 감소했다.

올 들어 5월 말까지 출생자는 38명에 그쳤으나 사망은 171명으로 출생보다 5배 가까이 많았고 전입 인구(1166명)보다 전출인구(1534명)가 368명이 많은 역조현상이 계속됐다.

국내 대표적 고령화도시인 태백시의 6월 현재 65세 이상 인구는 1만 1496명으로 고령인구가 30%고지를 넘어섰다.

민선8기 출범이후 대체산업 유치실적이 미미한 상황에서 올 2월 강원관광대학교 폐교에 이어 지역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장성광업소가 이달 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태백시 장성동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는 지난 4월부터 채탄생산이 전면 중단되면서 막바지 폐광절차에 돌입하고 있다. ⓒ프레시안

인구감소와 지역경제 침체로 음식점 폐업이 최근 2년간 140개에서 올 들어 추가로 22개 업소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폐광이후 각종 스포츠 대회로 지역경제를 견인해왔는데 스포츠재단 갈등으로 대회반납과 참가선수단 축소 탓에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기가 더욱 피폐해졌다는 지적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이상호 시장은 인터뷰에서 “오는 2027년 청정메탄올 생산이 시작되면 인구 4만 회복을 자신한다”며 “스포츠재단은 산악관광과 스포츠를 접목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반박한다.

이보다 앞서 이상호 시장은 “‘돌아오는 태백 건설’ 실현을 위해 ▲2023년 관광의 재도약 ▲2024년 스포츠 재도약 ▲2025년 경제 재도약 ▲2026년 계획한 사업 완성 ▲2027년부터 인구의 재도약”이 가능하고 말했다.

▲폐광촌 태백에서 가장 경기가 양호하다는 황지자유시장이지만 지난 11일 오후 지나다니는 인파가 드물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프레시안

태백지역 한 체육가맹단체 관계자는 “매년 인구가 감소하고 획기적인 대체산업 유치전망도 없는데 2027년 인구 4만 회복은 신뢰하기 힘든 주장”이라며 “2024년에도 스포츠 재도약은커녕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민선8기는 2년 연속 예산 5000억 시대(5505억 원)를 열었다고 자랑했지만 인근 삼척(8291억), 인구가 더 적은 정선(5899억), 영월(6130억 원)에 비해 2년 연속 가장 적었다.

시군별 인구도 삼척(6만 2501명)보다 태백시는 2만 4295명이 적고, 3만 3905명의 정선보다 4301명, 3만 76160명의 영월보다는 1046명이 많다.

취임사에서 ‘소통’단어를 외면했던 이 시장은 취임 3개월 만에 브리핑룸을 폐쇄하고 기자회견이나 언론브리핑을 단 한 차례도 진행하고 않고 비판언론에는 차별화로 대응했다.

▲태백시청사에 태극기와 자치단체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프레시안

아울러 이상호 시장은 2022년 출마회견을 통해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인사행정 구현 ▲청렴 1등급 깨끗한 조직문화 형성 ▲통합과 협치, 합의를 통한 시정 등을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 2022년 말 시작된 인사논란은 국장급에서도 자체승진 관례를 무시하고 도청 승진자 영입, 공무직 번복인사, 도청 감사를 통해 밝혀진 교육점수 미달자의 사무관승진 등 인사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또 지난해 12월 28일 정년퇴임식은 참석대상이 당초 7명이지만 부인이 사무관으로 승진한 이모 전 기획예산담당관 혼자 참석해 공직사회의 단면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국민권익위의 2023년 청렴도 평가에서 태백시는 두 단계 하락한 꼴찌(최하위)를 차지할 정도로 청렴도가 추락했다.

▲지난달 29일 태백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59회 강원특별자치도민체육대회 태백시 선수단 출정식 모습. 스포츠재단 갈등이 지속되는 태백시의 올해 성적은 최하위인 9위를 차지해 아쉬움을 남겼다. ⓒ태백시

특히 지난해 9월에는 전직 시장에 대한 고발사건과 이상호 시장의 공직자 윤리 위반 및 개인정보 유출, 예산 낭비, 불통 논란 등을 이유로 주민소환 청구 사태까지 발생했다.

한편 태백시는 장성광업소 폐광을 정학하게 1개월 앞둔 지난달 31일 고용노동부에 고용위기지역을 신청했다

강원도의 ‘탄광지역 폐광 대응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장성광업소 폐광 시 태백시의 피해 규모는 3조 3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태백시는 폐광 대체산업으로 ▲미래자원클러스터(청정메탄올) ▲핵심광물 산업단지 ▲청정 메탄올 및 광물 물류시설 ▲근로자 주택단지 등 4개 사업 총 5219억 원 규모로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에 선정, 현재 한국개발연구원의 예타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지역주민들은 ‘뒷북’ 대체산업이 경기침체가 급전직하하고 있는 태백지역의 경제회생에 턱없이 미흡하고 너무 늦게 추진되는 점에서 시의성과 효율성 논란이 지적된다.

▲태백시 황지연못 인근의 상가는 태백지역 최고 상권으로 꼽히고 있지만 계속되는 인구감소와 경기침체로 2년째 공실로 방치될 정도로 지역경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프레시안

시의원 A씨는 “폐광과 폐교 및 폐업으로 갈수록 어려운 지역에서 힘을 합쳐도 어려운 판국에 편 가르기와 불통으로 일관한 2년이었다는 생각”이라며 “남은 2년은 편 가르기를 중단하고 지역화합에 나서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 사회단체장 K씨는 “스포츠재단 갈등은 민선8기의 가장 아쉬운 시정”이라며 “태백시가 실패의 대명사로 알려진 일본 유바리시 전철을 그대로 답습하는 모습인데 시정방향을 확 바꾸는 혁신행정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2년간 잦은 인사논란에 이어 지난해 연말 정년퇴임식 모습은 민선8기 태백시정에 대한 자화상”이라며 “남은 2년은 특정인과 특정 계층을 벗어나 모두에게 공감과 상식이 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성광업소 폐광을 앞두고 철암지역 주민들이 지난달부터 생존권찾기 궐기투쟁을 2개월째 전개하고 있다. ⓒ프레시안

이에 태백시 관계자는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되면 미래자원 클러스터 지구 조성과 태백교도소 유치, 핵심광물 산학연 혁신 기술단지 조성 등 폐광 여파를 줄이고자 추진하는 사업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라며 “다양한 대체산업 유치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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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춘봉

강원취재본부 홍춘봉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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