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 '마쓰다 도키코와 조선' 출간

해방 전후 한중일 시민연대의 역사적 기록

해방 전후 한중일 시민연대를 이끈 기록을 분석한 책이 출간됐다.

범우사에서 출간한'‘마쓰다 도키코와 조선'은 일본 양심 작가 마쓰다 도키코의 사후 20주년을 맞아 줄곧 관련 연구에 몰두해 온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가 쓴 평론이다.

이번 책에서는 도키코의 생애와 문학 활동은 물론, 마쓰다 도키코의 조선인에 대한 시점과 조선 인식을 철저히 조명했다.

▲마쓰다도키코와 조선ⓒ범우사

도키코의 작품들은 일본제국주의의 횡포가 극심했던 1930년대부터 시, 소설, 르포, 에세이에 이르기까지 장르 불문하고 작가가 조선·조선인을 소재로 삼았다.

특히 치안유지법이 일본에서는 물론, 조선에서 사상의 탄압이라는 구실로 악명을 떨치고 있었고, 일본 내지에서 적용되지 않은 사형판결이 식민지 조선에서만 내려져 조선인이 목숨을 잃는 상황에서 조선인을 일본인과 동등한 시각에서 묘사했다.

나아가 마쓰다는 해방 이후에도 김일수라는 조선인 징용자 출신과 함께 조선인 집에 기거하면서 조선인 희생자, 중국인 희생자 사건의 진상규명 활동을 전개했다. 그리고 김일수와 함께 중국인 유골 송환을 위한 한중일시민 연대에 앞장섰다.

이번 책에서 김 교수가 주목한 부분은 조선 식민지 시절임에도 마쓰다가 보인 조선, 조선인에 대한 독특한 시선이다. 예컨대 1926년 상경 후 조선인 여학생과의 교류 체험을 고백한 에세이 ‘외국인과 관련한 수상’에서 마쓰다는 흰 조선 복장을 본 순간 충동적으로 마음이 끌려 조선인 여학생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으며 사귀자고 했다고 고백했다.

또한 그 시대에 조선의 특수함의 좋은 점은 어디까지나 지켜져야 한다고 언급하거니와 조선인 친구와 마음을 나누는 것을 '민족과 민족의 깊은 사랑의 출발'이라고 본다.

마쓰다는 '조선 사람들 속에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그리고 조선인 자신에게도 우리에게도 중요하게 여겨야 할 독특한 이국적인 것이 많이 있다'고 본 작가였다.

김 교수는 이렇게 가장 조선인 차별이 심한 시기에 타자인 조선과 조선인을 상대적으로 인식한 부분을 마쓰다 문학의 특징으로 인식하고 세밀히 살펴보았다.

그 근거로 마쓰다 도키코의 숙부가 조선에 기거하고 있었기에, 조선에 각별한 관심을 지니고 있었고, 광산노동자인 어머니의 성품을 이어받아 휴머니즘의 시선으로 이국 노동자를 대하는 마음을 천성적으로 타고난 점, 프롤레타리아문학에 경도된 점 등을 거론했다.

김정훈 교수는 조선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유학, 간세이가쿠인대학 대학원 문학연구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일제강점기의 조선 관련 문제에 초점을 두고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소세키와 조선', '한국에서 바라본 전쟁과 문학', 마쓰다 도키코와 관련한 역서로 '땅밑의 사람들', '하나오카 사건 회고문', '마쓰다 도키코 사진으로 보는 사랑과 투쟁 99년', '마쓰다 도키코 시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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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규

광주전남취재본부 박진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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