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기록' 나오자 '거짓말' 속속 들통…"눈만 뜨면 새로운 진실이 파도처럼"

채상병 수사외압 사건 관련, 정부·여당 해명 뒤집는 통화 기록 연이어 드러나

해병대 채상병 사망 수사 외압 사건과 관련해, 정부 여당의 그간 해명들을 뒤집는 통화 기록이 연이어 드러나고 있다.

4일 중앙군사법원에 제출된 통화 기록에 따르면, 신원식 국방부장관은 여당 국방위원회 간사 시절인 지난해 8월 1일~8일 '채상병 사건 수사 이첩 및 회수'가 긴박하게 진행되던 시점에서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과 총 13차례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위 여당 간사화 국방부 장관의 통화는 자연스러운 것일 수 있지만, 문제는 신원식 장관이 당시 국회에서 '이종섭 장관과 통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던 데 있다. 통화 기록에 따르면 신 장관이 사실과 다른 말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신 장관은 국회 국방위 회의에서 "제가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개입을 하게 된 게 8월 11일"이라며 "그전까지는 잘 아시겠지만 여러 가지 궁금한 게 있어도 언론보도만 봤지 장관님의 판단이나 엄정한 수사에 혹시라도 여당 간사가 전화하는 것이 방해될까 봐 안 했다"고 주장했고, 이종섭 전 장관도 그에 동의한 바 있다.

결국 신 장관이 '통화를 하지 않았다'며 통화 사실을 숨긴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또한 중앙군사법원에 제출된 통신자료에 따르면 채상병 사건 수사 기록을 경찰로부터 회수한 후 국방부 조사본부에 재배당하기 전날인 지난해 8월 8일을 비롯, 9일까지 이틀간 국방부 간부와 대통령실 관계자가 15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실이 국방부의 수사 재배당 등에도 깊이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혹으로 이어진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국방부장관의 경우, 지난해 8월 1일 채상병 사건 수사 기록 경찰 이첩 및 회수 시점에 3차례 전화 통화를 한 것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야당은 이를 두고 "거짓말 퍼레이드'에 빗대며 특검 요구를 강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4일 논평을 내고 "'전화한 적 없다'던 이종섭 전 장관과 신원식 현 장관이 10차례 이상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눈만 뜨면 새로운 진실이 끊임없는 파도처럼 밀려들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사건 관계자들은 끝없는 거짓말을 만들어내며 특검 수사를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속속 드러나는 진실에도 거짓말로 일관하는 대통령실을 보며 '바이든-날리면' 2탄을 보는 것 같아 참담하다. 이정도면 거짓말쟁이 대통령, 거짓말 정부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언제까지 '거짓말쟁이 대통령'을 감쌀 셈인가. 날마다 거짓말만 늘어놓는 대통령실과 거짓말을 엄호하는 여당을 보며 억장이 무너진다. 특검 회피를 위한 거짓말 퍼레이드를 멈추라"며 "붕괴하는 '지지율 20%'의 모래성을 믿고 '거짓말쟁이 대통령'과 함께 할 셈인가. 국민의힘 앞에 마지막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요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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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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