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남북간 '삐라' 살포전에 "머리가 쭈뼛거리고 수치스럽다"

"국회 원구성, 대통령 좋아하는 '법대로' 6월7일까지 해야" 압박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북한이 살포한 '대남 오물 전단(삐라)'와 관련해 "머리가 쭈뼛거리고 수치스럽기 이를 데가 없다"고 했다. 북한의 이러한 도발은 지난 26일 국내 민간단체들의 대북전단(삐라)를 살포한 데 따른 대응이다.

이 대표는 3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한 쪽은 삐라 날리고 다른 쪽은 쓰레기 더미를 날리며 서로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전 세계인들이 과연 어떤 생각할까 생각하면 머리가 쭈뼛거리고 정말 수치스럽기 이를 데가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세계 10대 강국, 문화강국으로 불리는 대한민국 백주대낮에 하늘에서 쓰레기 더미와 삐라가 떨어졌다"며 "네가 하니까 나도 한다, 이런 원초적인 반응이 아니라 신사협정을 맺고 이런 남들한테 비난 받거나 손가락질 받을 일을 하지 말자고 하는 게 온당하다. 우리 그럴 정도 역량이 되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북한을 향해서도 "한반도 평화와 우리 국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규탄하는 바"라며 "이런 방식으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단 점을 엄중히 경고하고 무력 도발을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길 촉구한다"고 했다.

그는 "모처럼 되살린 한·중·일 정상회의를 적극 활용하며 남북간 대화채널을 복구해야 한다"며 "방송사, 학교, 정부청사까지 대상을 가리지 않는 북한의 공격 때문에 전국민이 북한 전쟁연습에 대상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흔들림없는 굳건한 평화야 말로 진정한 안보"라고 말했다.

국군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밤부터 북한에서 가축 분뇨와 담배꽁초, 폐건전지, 천조각 등을 채워 넣은 풍선이 날라왔다. 29일 오후 4시 기준 전국에서 발견된 오물 풍선은 260여개다. 앞서 북한은 26일 국내 민간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에 맞대응하겠다며 "수많은 휴지장과 오물짝들이 곧 한국 국경 지역과 종심 지역에 살포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국회 원구성 협상과 관련해서는 "최대한 타협을 위해 노력하고, 안 되면 새로 구성될 의장단에 요청해 법대로 7일까지 반드시 상임위 구성을 마치고 즉각적으로 법에 따라서 상임위원회, 본회의를 계속 열어서 민생 현안부터 개혁 입법까지 신속하게 처리하도록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법대로'를 강조하며 내달 7일까지를 원구성 마지노선으로 강조했다. 그는 "국회부터 법을 지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번에는 법대로 6월7일까지 원 구성, 상임위 구성을 꼭 마쳐야 한다"며 "대통령께서도, 여당도 '법대로' 좋아하지 않느냐. 여당이 반대하면, 합의 안 해주면 합의될 때까지 미루는 게 어떻게 법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민주주의 제도는 다수결이 원칙이다. 가능하면 합의하되 소수가 몽니를 부리거나 부당하게 버틴다고 해서 거기 끌려다니면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법정 시한인 다음 달 7일까지 여야가 원 구성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야당 단독으로라도 원 구성 안건을 즉각 표결 처리하겠다는 압박으로 풀이된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국회법이 정한 대로 6월7일까지 원 구성 마무리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대화와 타협'은 아름다운 말이지만 억지와 생떼까지 마냥 허용하라는 말은 아니"라고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그는 "대화하고 타협할 것 타협하되 정해진 기한까지 이견 좁혀지지 않는다면 다수의 의견 따라야 한다. 그것이 합당하고 민주주의 원리에 부합한다"며 "소수의 몽니에 발목 잡혀서 할 일 못하는 국회는 21대로 족하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원 구성 협상을 시작한 지도 2주 지났다. 민주당은 진작 안을 제시했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아무런 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시작부터 발목 잡겠다는 것인지 21대처럼 정쟁 유발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민주당은 마냥 기다릴 생각은 없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국회법이 정한 시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일부러 시간을 끈다고 상황 달라지거나 기회 새로 생기지 않을 것"이라며 "대화하고 타협할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오늘이라도 국민의힘이 안을 가지고 협상에 나오기를 거듭 촉구했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전날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의원들의 연찬회 만찬에 대해 "풍악소리 높은 곳에 원성소리 높다"며 춘향전에서 어사 이몽룡이 변 사또를 비판한 시를 인용했다.

그는 "어젯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워크숍에 가서 맥주를 테이블마다 돌렸다고 한다"면서 "국민은 분통이 터지고 불안에 떠는데 정작 대통령은 민생 법안도 거부하고 해병대원 특검법도 거부하고 기분이 좋다고 술이나 잡수고 계신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금빛 아름다운 잔에 담긴 술은 천 백성의 피요, 옥 쟁반에 담긴 맛있는 고기는 만백성의 기름을 짠 것이니, 촛농 떨어질 때 백성 눈물 떨어지고, 풍악 소리 높은 곳에 원성 소리 높더라(금준미주 천인혈, 옥반가효 만성고, 촉루낙시 민루락, 가성고처 원성고)"라며 시구를 인용해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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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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