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5월 그날처럼'…광주 민주평화대행진에 시민 5000명 참가

민족민주화대성회 참가 위해 금남로 향하던 가두행진 재현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에서는 시민 등 5000여 명이 1980년 5월 민족민주화대성회를 재현하는 민주평화대행진에 참가했다.

'민족민주화대성회'는 1980년 5월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 동안 5‧18민주광장에서 시민과 대학생들이 민주화 실현을 바라며 토론했던 행사였다. 민족민주화대성회에 참가하기 위해 금남로로 향하던 가두행진을 재현한 것이 민주평화대행진이다.

이날 민주평화대행진은 광주공원과 북동성당에서 각각 출발해 5·18민주광장으로 이어졌다.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5·18 민주화운동 44주년 전야제 민주평화 대행진이 열리고 있다. 2024.5.17ⓒ연합뉴스

광주공원~금남공원~5·18민주광장으로 행진한 '모두의 길'은 강기정 광주시장과 공무원, 국회의원, 시민 등이 참가했다. 북동성당~금남공원~5·18민주광장으로 행진한 '하나의 길'은 전국에서 모인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가했다.

행진에 앞서 참가자들은 '5·18 나눔과 연대'의 상징인 주먹밥을 나눠 먹었고, '임을 위한 행진곡'과 '광주출전가' 등을 배우며 민주평화대행진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특히 지난 1일 공포한 5·18통합조례에 담긴 오월정신 계승의 첫 번째 과제인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 메시지를 시민 모두 하나 돼 외쳤다. 시민들은 인류 보편의 가치와 이상에 맞닿아 있는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강하게 촉구했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과 안도걸 22대 총선 당선인, 정청래 국회의원 등이 17일 '2024 오월광주 민주평화대행진'에 참석해 금남로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2024.5.17ⓒ광주광역시

행사에 참여한 강기정 광주시장은 "80년 5월 광주는 외로웠지만 오늘의 광주는 친구가 참 많다"며 "5·18을 기억하고, 광주를 찾아주신 바로 여러분 덕분이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로운 시민의 생각과 말이 흐르는 곳, 바로 광주에서 함께 걸으며 대동단결의 오월 광주를, 세계의 오월 광주로 힘차게 펼쳐보자"고 강조했다.

'민주평화대행진'의 종착점인 전일빌딩245 앞 특설무대에서 오후 7시부터 '언젠가 봄날에 우리 다시 만나리'를 주제로 전야제가 진행됐다.

총 3부로 구성된 전야제는 인권·민주·오월을 상징하는 3개의 메인무대에서 씻김굿, 오월어머니 노래 등을 통해 하나되는 대동한마당을 펼쳤다. 오월 유가족 어머니들과 함께 시민합창단이 이태원 유가족과 세월호 유가족을 위로하는 시각예술무대를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5·18 민주화운동 44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5·18 전야제가 열리는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행사 관계자들이 시민들에게 주먹밥을 제공하고 있다. 2024.5.17ⓒ연합뉴스

특히 올해 전야제 행사는 시민과 소통을 위해 다양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수어통역과 외국어통역도 유튜브로 동시 진행해 현장에서의 소통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 전국은 물론 해외에서 실시간으로 참여했다.

이에 앞선 오전 11시부터는 금남로 일대에서 오월정신을 기억하고 시대정신을 표현하는 자유로운 난장 '해방광주'가 펼쳐졌다. 기획전시, 거리공연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은 물론 39개의 참여부스에서는 역사적 순간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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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규

광주전남취재본부 박진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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