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교수 40% 주 80시간 근무, 90% 우울증 소견

자체 설문조사 결과 공개…응답자 70% '24시간 일한 후 주간 휴식 못해"

서울대 의대 교수 90%가 주 52시간 이상 근무하고 우울증 증상을 보인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대 의대와 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산하 4개 병원(서울대학교병원·분당서울대학교병원·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강남센터) 제4차 온라인 총회에서 교수 522명을 대상으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설문조사 내용을 공유했다.

비대위가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91.7%가 주 52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40.6%는 주 80시간 이상을, 16%는 주 100시간 이상 근무한다고 밝혔다.

24시간 이상 근무한 다음 날 주간 휴게시간이 보장된다는 교수는 응답자의 14.4%에 그쳤으며 69.9%가 보장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법정 노동시간은 주 40시간이다. 다만 사용자와 노동자 간 합의 아래 주당 12시간 연장노동이 가능하다. 둘을 합산한 주당 52시간이 넘는 노동은 근로기준법 위반이다.

비대위는 교수들을 상대로 우울증 진단검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9.2%가 우울증 의심 소견을 보였다고 밝혔다.

지각된 스트레스 척도를 이용해 측정한 스트레스 인지 정도 결과 응답자의 52.3%가 업무로 인해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도 비대위는 전했다.

한편 의대 정원 증원 문제와 관련한 정부와 의사단체 간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양자 모두 기존 입장을 바꿀 의향이 없는 상태다.

갈등은 의대생으로까지 확대해 전국 각 대학에서 의대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날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 1개 대학, 135명의 학생이 관련 절차를 밟은 유효 휴학을 신청했다. 이에 따른 누적 휴학 신청 건수는 1만578건이 됐다.

휴학 철회와 휴학 반려가 각 1개교 1명씩, 동맹휴학이 아닌 정당한 사유에 의한 휴학 허가가 1개교 1명에 각각 내려졌다.

여태까지 동맹휴학으로 인해 휴학이 최종 승인된 사례는 없다.

각 의대는 집단 유급을 앞두고 미뤄뒀던 개강을 이달 들어 실시하고 나섰다. 이번 주까지 전국 40개 의대 중 30개 대학이 수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그러나 학생이 개강 후에도 수업에 들어오지 않아 몇몇 대학은 개강을 다시 미루는 상황이다.

▲의대 증원 정책과 관련해 의정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16일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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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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