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실질임금 23개월째 감소…리먼 사태 이후 역대 최장

임금 인상률이 물가 상승세 못 따라가

물가 상승세를 고려한 일본의 실질임금이 2년 가까이 감소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당시 이후 15년 만에 가장 긴 마이너스 행진이다.

8일 일본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2월 근로통계조사(속보치)'에서 2월 노동자 1인(5인 이상 기업 기준)의 월평균 명목임금은 28만2265엔(약 251만6000원)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 1.8% 올라 26개월째 상승세를 보였다.

현금 급여 총액 중 기본급 등의 내급여는 2.2% 오른 25만8319엔(약 230만 원)이었다. 일본 내급여가 2% 넘게 오른 건 1994년(2.1%)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업종별 내급여 증가율은 정보통신업이 4.1%를 기록해 가장 컸다. 기타 서비스업은 3.8%증가했고 운수업과 우편업은 각 3.6% 올랐다.

현금 급여 총액 기준 풀타임 일반노동자 임금은 2.0% 오른 36만616엔(약 321만5000원), 파트타임 노동자 임금은 3.1% 오른 10만5268엔(약 93만8000원)이었다.

겨울 보너스의 1인 평균 지급액은 전년 동월 대비 0.7% 늘어 39만5647엔(약 352만7000원)으로 2009년 이후 가장 컸다.

<아사히신문>은 이처럼 임금 인상률이 컸던 배경으로 "지난해부터 이어진 임금 인상 기운이 고조한 결과"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물가 변동을 고려한 실질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1.3%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일본의 실질임금은 23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실질임금의 감소 폭은 지난 1월(-0.6%)보다 커졌다. 그만큼 임금 인상보다 물가 상승 폭이 더 컸다. 초장기간 저물가 시대를 보낸 일본이 이제 고물가 압력을 마주한 모습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는 지금과 같은 임금 조사 방법이 확정된 1990년 이후 기존 최장 기록인 2007년 9월~2009년 7월의 23개월 연속 감소와 동일한 기록"이라고 보도했다.

당시는 리먼 브러더스 쇼크로 인해 전 세계에 금융위기가 번진 시기다. 이전 부활 조짐을 보이던 일본 경제는 리먼 쇼크의 직격으로 다시 주저앉은 바 있다.

지금의 실질임금 감소세는 2월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3%를 기록하는 등 고물가 기조를 임금 상승률이 따라가지 못해 발생한 결과로 풀이된다.

<아사히신문>은 "올 춘투에서 33년 만에 가장 큰 수준의 임금 인상률이 결정됐으나, 춘투 결과가 (임금에) 반영되기까지 수 개월 간은 실질임금의 호전을 생각하기 어렵다"고 후생노동성 관계자 말을 인용했다.

▲8일 일본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2월 근로통계조사(속보치)'에서 2월 노동자 1인(5인 이상 기업 기준)의 월평균 명목임금은 28만2265엔(약 251만6000원)이었다. 물가 변동을 고려한 실질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1.3% 감소했다. 지난 6일 도쿄 우에노공원에서 벚꽃놀이를 즐기는 시민의 모습. ⓒ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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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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