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가 글로벌 복합리조트로 도약하기 위한 ‘K-HIT 프로젝트 1.0’을 발표했지만 시장과 고객들의 반응은 시큰둥한 편이다.
이는 강원랜드의 핵심인 카지노 혁신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이 없는 모호한 탓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3일 강원랜드에 따르면 지난 2일 하이원그랜드호텔에서 강원랜드가 글로벌 복합리조트 도약을 위해 2조 5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로 폐광지역 경제활성화와 대한민국 관광산업을 선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강원랜드는 대한민국 대표 글로벌 복합리조트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K-HIT 프로젝트 1.0’을 발표했고 행사장에 참석한 지역주민들과 임직원들은 환호와 박수로 응답했다.
이날 최철규 대표이사직무대행은 직접 무대에 올라 “설립 25년을 지나면서 강원랜드는 성장이 멈추는 위기에 봉착했다”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프로젝트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강원랜드는 내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복합문화공간 조성은 물론 리조트 단지의 자연환경을 활용해 국내외 복합리조트와 차별화로 매력을 극대화하면 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를 위해 ▲카지노 신축 & 복합문화공간(1조8000억 원) ▲호텔신축(2700억 원) ▲카지노 임시영업장 운영(800억 원) ▲스카이 브릿지(1000억 원) ▲웰니스센터 빌리지(800억 원) ▲명품숲길 조성(1000억 원) ▲시그니처 풀빌라(300억 원)사업을 제시했다.
특히 관심이 높은 카지노 혁신을 위해 ▲카지노 영업장 3배 확장(게임기구 확대) ▲글로벌 카지노 수준의 베팅 한도 조정 ▲시간총량제 도입 ▲매출총량제 제외 추진 등을 강조했다.
강원랜드 개장이후 20여 년간 카지노 고객들이 불편과 불만을 토로했던 게임환경 개선에 대해 구체적으로 경영진이 제시하고 이를 약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현재 1% 수준에 불과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외국인 계절학교(K팝, K푸드와 연계 학부모 및 자녀) ▲국제행사유치(아시아 모델페스티벌, 스카이러닝, MTB등) ▲의료관광(건강검진 등)도 제시했다.
최철규 직무대행은 “강원랜드는 카지노 중심으로 개장한 뒤 골프장과 스키장 등 난개발 형식으로 확장하면서 리조트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며 “고객 외면적인 카지노 규제와 먹거리 즐길거리 부족 및 접근성 등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랜드호텔에서 마운틴콘도 거리가 1.7km에 달하는데 직선으로 연결하면 300m면 접근이 가능하다”며 “세계적인 건축가에게 스카이블릿지 설계를 맡겨 강원랜드와 강원도의 랜드마크로 만들 계획”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그렇지만 카지노 혁신에 관련해서는 관련 부처와 구체적인 협의가 필요하고 당장 총선이라는 정치적인 일정 등으로 테이블과 슬롯머신 증설 및 베팅금액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되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고객 L씨는 “강원랜드는 경영진이 바뀔 때마다 혁신과 개선을 다짐했지만 항상 변하지 않았다”며 “이번에는 바뀔 것이라는 기대가 높지만 아직은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기대와 체념이 반반”이라고 말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카지노 부분은 무척 예민한 사안이라 관련부처 협의가 종료될 때까지는 아무 것도 밝힐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에서도 규제혁신을 강조하고 있어 이번 기회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5일 최철규 직무대행은 취임사를 통해 규제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핵심 가치로 밝힌 뒤 ▲경쟁력강화 TF구성 ▲특위 발족 및 3차 회의 ▲직원 및 지역주민 토론회 ▲관계기관 간담회 ▲고객설문조사 등 3개월 넘게 긴박한 활동을 펼쳐왔다.
최철규 직무대행은 “일본 복합카지노리조트가 개장하면 강원랜드는 독점 지위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며 “세계 최악이라는 비판을 받는 카지노 규제를 혁파하고 복합리조트 조성에 성공하지 못하면 강원랜드는 미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2조 5000억 원의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했음에도 강원랜드의 3일 주가는 630원이 하락한 1만 5420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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