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단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최인선 작가(60)의 개인전이 이길이구 갤러리에서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전시는 4월 20일까지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90년대 작품의 맥을 이어가는 전시로서, 미니멀한 바탕에 흰색과 회색조의 단색을 주로 사용했던 추상작품들을 새롭게 재조명하는 대규모 전시다.
최인선 작가는 <물성의 시대>, <기호의 시대>로 명명됐던 90년대 미니멀 추상으로 당시 미술계에 큰 파장을 갖고 깊은 울림을 준 바 있다.
특히 1999년도 작품 <겨울에 생산된 흰색>은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되면서, 국내 미니멀 아트의 대표작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러한 추상회화를 기억하는 미술 관계자 및 애호가들이 90년대 작품을 문의하고 찾는 일이 많아지면서, 본격적으로 90년대 작품 세계로 귀환을 알리는 전시가 개최된 것이다.
전시는 ‘거울 너머로_거울 속으로(Beyond the Looking Glass_Into the Looking Glass)’라는 전시 부제를 갖고 있다.
흰색과 회색조, 검정색의 포용적 화면은 구체적 이미지를 형성하지 않는다.
다만 움직임에 의해 나타나는 미묘한 변화를 포착할 수 있는 흔적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이 하나의 생각의 파편이 되고 깊은 사색의 공간을 이끌어 가기도 한다.
절제미 가득한 화면에 때론 작지만 강력한 점 선 면의 색채가 대담한 대조를 이루기도 하며, 물질과 인간의 상호작용을 탐구하듯 화면 위를 유영하는 의도와 우연의 흔적들은 인식의 세계를 초월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작가는 물질의 본질에 충실한 질료와 색채를 통해 우리 안의 심오한 감정과 존재의 무게를 캔버스 위에 묵직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메인 전시장인 지하 공간은 200호 대작들이 수직으로 세워지면서 압도적이면서도 서사적인 풍경이다.
1층 공간에서는 감성의 궤적들을 좀 더 가까이 섬세하게 바라보며 자신의 내면을 투영해볼 수 있는 소품들도 함께 볼 수 있다.
홍익대학교 회화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최인선 작가는 2018년 인카네이션 문화예술재단을 설립해 매해 청년작가들을 위해 예술상을 수여하고 창작지원금을 후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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