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향토작가 윤영근 장편 전기소설 ‘청암 류광현’…23일 출판기념회

윤 작가의 스승 류광현 선생의 일대기를 전기소설로 엮어

남원지역 향토작가로 불리는 윤영근 원로작가는 직업이 한의사다. 주위 사람들은 그를 ‘원장님’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는 ‘원장님’보다는 ‘작가’로 불리는 것을 더 좋아한다.

낮으로는 한의원을 운영하며 환자를 돌보지만, 밤에는 소설가로 글을 쓰며 60여년간 의로운 정신이 밴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그려온 이유이기도 하다.

▲윤영근 작가ⓒ

그의 글 속의 주인공들은 의외의 인물들이 많다.

윤봉길이나 유자광처럼 역사속의 인물이 있는가 하면,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 독립운동가나 소리꾼, 각설이, 백정, 산지기, 여류명창 등 특별한 사람들도 많다.

작가는 그들의 삶을 조명하고 그 모습을 온전히 살려내는 것이 곧 ‘윤영근의 소설쓰기’였다고 한다.

이번에는 교육자이자 국회의원이었고, 그의 스승이기도 한 청암 류광현 선생의 일대기를 전기소설로 엮어 내놓았다.

‘청암 류광현’.

청암은 일제말기인 1927년 남원군 사매면 오신리에서 부잣집 외동아들로 태어났다.

남원과 전주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사범대학에 입학했지만 6·25전쟁으로 학업을 중단한다. 그는 평소 인재양성만이 나라가 살길이라며 육영사업을 하라는 선친의 유훈을 받들어 고향 사매면에 재단법인 춘강학원 용북중학교(1950년)을 설립했다.

이후 그는 참된 교육자로서 향리에 봉사하는 공적을 지지삼아 1958년 제3대 남원군 교육감에 당선돼 2대를 연임하게 된다.

▲전기소설 청암 류광현ⓒ

당시 그는 면소재지 초등학교마다 두고 있던 분교를 본교로 승격시켜 먼 거리 통학생들의 불편을 해소하는 등 남원교육의 질을 한 단계 격상시키는데 공헌했다고 작가는 소개하고 있다.

교육감을 연임한 이후에는 정치에 꿈을 둬 1963년부터는 제6대, 제7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농촌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사방사업이며 도로 부역 과정에서 발생한 농촌지역 주민들의 억울함이나 부당함을 개선하는데 앞장섰다고 한다.

또 옥정호 건설로 생긴 수몰민들의 적절한 보상문제와 도시철거민, 와우아파트 붕괴사고 등에서 늘 약자의 편에서 이익을 대변하는데 노력했다고 썼다.

3선 개헌에 반대했던 그는 8대 국회의원 선거에 낙선하자 학교법인 우석학원 관선이사(1971년), 대한교원공제회 전무이사(1972)를 역임하고 고향으로 내려와 노모를 모시며 남은 평생을 지역인재육성에 바쳤다.

농촌교육의 선구자로서 우리나라 지역교육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도에 ‘5·16 민족상(교육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윤영근 작가ⓒ프레시안

작가가 청암선생을 가슴에 품은 것은 2001년 선생의 장례식에서 사회를 보며 행장(行狀)을 소개하고 부터라고 한다.

언제고 스승의 의로운 삶을 조명하고 싶어 했던 그는 20여년 동안 가슴에 새겨온 열망을 풀어내기 위해 최근 1년동안 자료들을 모아 424쪽 분량의 전기소설을 발간했다.

윤 작가는 “청암 선생님은 육영사업을 하라는 선친의 유훈을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지켜낸 효자이자 참 교육자였다. 제대로 된 국회의원이었다”고 했다.

그리고는 “늦은 감이 있으나 청암 전기를 통해 스승님께 제자의 도리를 해 드린 것 같아 작가인 제 삶 또한 뿌듯하다”며 “책 속에는 스승님의 발자취와 그간의 의로운 행적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당시의 교육과 정치, 사회상황 등도 함께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출판기념회는 23일 오후 3시 용북중학교 체육관에서 열린다. 총동문회와 남원문인협회가 준비했다.

이석래 총동문회장은 “청암 선생이 길러낸 제자가 쓴 전기소설을 통해 다소나마 제자의 도리는 하는 것 같다”며 “90세가 가까운 노구에도 장장만리의 글을 써주어 감사하다”는 말로 평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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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용

전북취재본부 임태용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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