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출신의 '성범죄 가해 변호' 조수진, 무엇이 민주고 진보인가"

여성계 "국회의원 되면 블로그 광고하던 '강간통념' 활용·확산할 건가" 일침

더불어민주당이 19일 서울 강북을 전략경선 결과 발표를 앞둔 가운데, 여성계가 예비후보인 조수진 변호사의 성범죄 가해 변호 이력을 비판하고 나섰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참여재판에서 성범죄 무죄율이 높게 나오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는 게 아니라 재판전략으로 홍보하는 것도, 보통의 변호사라면 그럴 수 있다. 그런데 민변 사무총장 출신의, 민주진영의 대표가 그러는 건 다르다"며 "이게 이중잣대라면, 민주란 무엇이고 진보란 무엇인가"라고 일갈했다.

조 변호사가 다수의 성범죄 가해자들을 변호했고, 나아가 자신의 블로그에 '강간통념'을 활용한 재판 전략을 조언하는 홍보글을 올린 것을 비판한 것이다. (☞관련기사 : [단독] 박용진 맞상대 조수진, 성범죄 가해자에 '강간통념 활용' 조언?)

권김 소장은 "가해자 변호, 할 수 있다. 그게 기본권인 것도 맞다"면서도 "사실 형사사건에서 피해자는 소외되어왔다. 그래서 피해자 국선 제도를 만들고, 어떤 '이상한' 변호사들은 가해자 변호를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렇게 이상한 변호사들을 인권변호사, 공익변호사라고 불러왔고 그들이 그렇게 이상하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를 대변할 만 하다고 생각해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강북을 투표권을 가진 권리당원 다수가 조 변호사를 지지하는 데 대해 "민주당을 지지하는 강성지지층들이, 그리고 심지어는 자신을 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열살 미성년자 대상으로 성착취물을 제작한 가해자를 변호해 집행유예를 받아낸 걸 업적으로 자랑하는 변호사를 국민의 대표로 내세우는 게 선을 넘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감각을 잃어버린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러가지로 좀 충격적"이라고 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도 이날 "정봉주(전 의원)를 공천했다가 취소시킨 자리에 '형사재판 전문' 조수진 변호사가 경선하고 있다"며 "(조 변호사가) N번방 조주빈이 국민참여신청을 왜 했는지 자신의 웹사이트에 쓰면서 자신의 의뢰인도 국민참여신청을 했다가 거부되었는데 결국 자신이 도와 성범죄 무죄 결과가 나왔다며 '홍보글'을 쓴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국회의원이 된다면 형사전문변호사로 성범죄 가해자(피의자, 피고인)에게 광고하던 것('강간통념 이용')을 의원으로 활용, 사용, 확산하려고 하느냐"며 "민변 사무총장 출신이다. 그래서 질문을 꼭 하고 싶다"고 했다.

나아가 "정봉주는 성폭력, 가정폭력에 대해서 어떤 당의 공식적인 지적도 없는 채로 공천취소됐다"며 이 상황을 수긍하느냐"고 했다.

이어 "정봉주는 검찰에 의해 <프레시안> 기자 등에 대한 '무고,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되었다가 이것이 무죄 확정되었다. 그 내용 또한 "피고인이 기자회견이나 고소를 할 당시 성추행 내지 유사행위에 대한 의혹 상황을 모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가 의혹을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는 판단 하에 입장을 바꿨다고 보기에는 자료가 부족하다.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한다'는 원칙 하에 무죄를 선고했다"며 "이것이 '성추행이 없었다'는 뜻이냐"고 물음을 던졌다.

김 소장은 "(조 변호사 경쟁자인) 박용진 의원이 어떤 '내부총질러'인지 모른다"며 "그런데 '내부총질러'를 '제거'하는 정치에는 성폭력, 가정폭력, 여성폭력에 대한 반성과 예방은 보이지 않는다. '아', '피아'만이 강고한 정치에서 어떤 여성폭력 예방과 반성, 재발방지가 자랄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이러한 여성계의 지적에 일부 호응하는 분위기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김 소장의 글을, 녹색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권김 소장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각각 공유했다. 장혜영 의원은 그러면서 "우리에겐 선 넘는 일을 생각하고 경계하는 감각을 되찾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썼다.

▲조수진 변호사 블로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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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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