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전남에 의대설립을 약속한 걸까?

"대학 선정해 알려주면 추진" 조건부 답변 놓고 해석 분분

전남도의 '목포대·순천대 공동 의과대학 설립' 입장과 상반 '지적'

윤석열 대통령이 전남 민생토론회에서 지역 최대 현안인 전남권 국립의대 설립에 대해 밝힌 입장을 놓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전남권 의대 설립의 청신호가 켜졌다는 환영 의견인 반면, 일부에서는 전남에서 추진하는 공동 의과대학 설립을 사실상 부정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 14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윤 대통령에게 전남지역의 국립의대 설립을 건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서 '미래산업과 문화로 힘차게 도약하는 전남'을 주제로 열린 스무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2024.3.14ⓒ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에 윤 대통령은 "전남도에 국립의대 추진하는 것에는 먼저 어느 대학에 할 것인지 하는 문제가 있다"며 "전남도에서 어느 대학에 할 것인지 정해서 의견 수렴해서 알려주시면 저희도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민생토론회가 끝난 뒤 우동기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전남에서는 오늘 큰 선물을 받으신 것 같다"며 "의대 설립과 관련해 다른 곳에서 질의가 있으면 답을 하지 않았다. 전남에 와서는 도에서 대학을 정하고 이야기하면 임기 중에 추진하겠다는 뜻의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대학 간의 의대 유치경쟁에 대해서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전남도는 정부가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를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전남 의대 설립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했다.

전남도는 "2026년도와 2027년도에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 정원 100명 이상을 반영해 주길 바라고 있다"며 "건의한 의대 신설에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만큼 공동단일 의대를 통해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전라남도 국립의과대학 유치 염원 범도민 서울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전남도 의과대학 유치를 촉구하는 결의를 하고 있다.2024.1.25ⓒ전라남도

1990년부터 의과대학 유치를 추진해 온 전남은 지난달 보건복지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발표에서 신설 정원 배정은 빠지면서 전남 국립 의대 설립이 무산됐다는 우려가 나왔다.

특히 전남에서는 그간 국립 의대 유치를 놓고 목포대와 순천대가 유치경쟁을 벌이면서 지역간 과열양상을 보였다.

결국 여러 차례 협의 끝에 전남도는 국립의대 신설과 인원 배정을 위해 목포대, 순천대와 함께 '공동 단일 의대 신설 방안'을 만들어 정부에 건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이번 민생토론회에서 윤 대통령이 '대학을 정하고 이야기하면' 이라는 단서를 달면서 전남도와 목포대·순천대가 함께 추진하고 있는 공동 의과대학 설립을 사실상 부정했다는 지적이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목포시)은 지난 1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전남도가 어느 대학에 설립할지 정해달라는 건 전남도와 목포대·순천대가 함께 추진하고 있는 공동 의과대학 설립을 사실상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정부의 조건 없는 전남권 의대 신설 추진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조건 없이 전남권 의대 신설을 추진하고 그 세부 방안은 추후 전남도와 논의하겠다고 말하는 게 합당하다"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조건 없이 전남권 의대 신설 추진하고, 의대정원 증원 숫자에 전남권 의대 신설 TO를 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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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규

광주전남취재본부 박진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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