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기관 빼자했더니 입양인들 배제? 복지부의 편향적 협의체 구성

[인터뷰] 입양연대회의 "복지부, 입양제도개편협의체 전면 재구성하라"

입양의 공공성 강화를 목적으로 지난해 제·개정된 입양특례법 후속 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에서 구성한 협의체에 정작 이 법안 마련을 주도한 당사자들인 국내외 입양인들이 소외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26일 '입양제도개편협의체'를 구성하고 제1차 회의를 개최했다. '입양제도개편협의체'는 지난해 7월 18일 제·개정된 입양특례법(이하 "2023 입양특례법")의 하위 법령인 시행령과 시행규칙 마련 및 매뉴얼 편찬과 제도 개선 사항을 논의하고 준비하기 위한 것이다.

반철진 '입양의 공공성 강화와 진실 규명을 위한 연대회의'(이하 입양연대회의) 대표는 11일 <프레시안>과 전화 인터뷰에서 "복지부의 이런 조치로 2023 입양특례법 제·개정에 힘을 모았던 국내외 입양인들이 굉장히 황당해하고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 대표는 "입양특례법 개정의 핵심은 입양 공공성 강화와 입양 기록물 이관 등으로 국내입양인연대와 덴마크로 입양된 해외입양인들의 모임인 DKRG(덴마크한국인진상규명그룹)을 포함한 입양인 당사자들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면서 "후속 조치를 논의하는데 핵심 내용을 만든 단체들이 빠져 있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복지부 입양제도개편협의체에 들어가 있는 단체들은 이번 개정안과는 정반대로 입양기관 중심 입양을 주장해왔다"며 "입양인들은 입양기관을 후속 조치 논의 과정에서 배제시킬 것을 요구해왔다"고 덧붙였다.

입양연대회의 등 12개 단체는 지난 7일 이런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하고, 보건복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이들은 "2023 입양특례법의 핵심 정신은 공공성의 강화이며, 그 핵심 목적은 지난 70년 동안 민간 입양기관의 산업화와 이익 추구의 흐름 안에서 훼손되어 온 입양아동의 인권과 복리를 국가의 공적 개입을 통한 제도적 보장 장치의 마련이라 할 수 있다"면서 복지부가 협의체를 재구성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협의체의 편파적인 구성이 관련 법의 제·개정으로 축소가 불가피한 민간 입양기관들의 이익을 조금이라도 더 지키기 위한 방편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간 입양기관은 소위 '아동 최선의 이익'을 내세워 '입양 산업'이라고 불리는 70~80년대 해외입양을 주도해왔고, 그 과정에서 탈법, 불법적인 일들이 있었고 그 반대급부로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취득했다. 최근에는 '대구・포천입양아동 사망사건', '양천입양아동 사망사건' 등의 문제를 일으켰음에도 여전히 입양 과정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과거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없는 입양기관의 참여는 '2023 입양특례법' 입법 정신과 부합하지 않는다."

이들은 입양기관을 제외하는 등 협의체를 전면 재구성하고, 이에 참여하는 전문가와 단체들로부터 '입양의 공공성 강화'에 대한 동의서를 받을 것을 복지부에 요구했다.

▲복지부가 민간 입양기관 등이 중심인 편향적인 협의체를 구성해 입양연대회의 등 12개 단체가 전면 재구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입양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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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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