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인이자 동지에게 노회찬의 장미꽃을 선물합니다"

[프레시안-노회찬재단 공동기획] 3.8 여성의날 노회찬의 장미 나눔 캠페인 ①

"10여 년간 출판노동자로 일하며 각종 부조리를 겪었음에도 꿋꿋이 일한 나의 애인. 출판은 사양 산업이라는 자조에도 출판노동자의 권리와 보호를 주장해야 한다며 출판노조에 가입한 사람. 이제 곧 결혼을 앞둔 나의 애인이자 출판노동자 동지에게 노회찬의 장미꽃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오○○ 씨가 경기 파주의 원○○ 씨에게 장미를 대신 전달해 달라며 '3.8 여성의 날, 노회찬의 장미 나눔(대리전달) 캠페인'에 올린 사연입니다. 짐작컨대, 출판업에 종사하는 두 분은 동지에서 이제 곧 부부가 되나 봅니다. 축하드립니다.

출판노동은 '열정노동' 중 하나로 평가 받습니다. 책이 좋아서 책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삼았지만, 출판사 10곳 중 7곳 이상은 5인 미만의 소규모 출판사로 임금과 노동시간 등 고용조건은 열악하기만 합니다. 성차별뿐 아니라 성희롱에 노출되는 일도 종종 발생합니다.

출판사 내 노동조합이 있는 곳은 창비, 사계절, 돌베개, 한겨레출판, 보리, 고래가그랬어, 작은책, 좋은책신사고 등이며 출판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곳은 언론노조 서울경기지역출판지부(서울경기지역출판), 출판노동유니온, 출판노동조합협의회가 있습니다.

3월 8일은 '여성의 날'이고, 4월 23일은 '책의 날'입니다. 이번 '책의 날'에는 출판노동자들이 조금 더 활짝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2017년 3월 8일 고(故) 노회찬 국회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국회 여성청소노동자 분들과 여성국회의원에게 장미꽃 한송이씩 드렸습니다. 여성페친 여러분들께도 장미꽃을 바칩니다. 축하합니다^^"라고 썼다. ⓒ노회찬재단

언니에게, 친구에게, 그리고 어머니에게…

"3.8절을 어떻게 기념하는가를 보면, 그 나라의 여성 운동과 민중 운동의 여성관을 알 수 있다."(노회찬 국회의원)

고(故) 노회찬 의원은 2005년 초선 국회의원일 때부터 매년 3월 8일 여성의 날이면 각계각층의 여성들에게 장미꽃을 전달했습니다. 2019년부터는 '노회찬재단'에서 여성 노동자들에게 '노회찬의 장미 정신'을 담은 장미를 대신 전달하고 있습니다.(☞ 바로 가기 : 3.8 여성의 날, 노회찬의 장미나눔 캠페인)

이번 장미 나눔 신청에,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허○○ 씨는 "오늘의 주인공은 어르신들의 케어에 당신의 삶을 다 쏟아 근로해주는 마음이 아름다운 이 시대의 언니"라며 전남 순천의 허○○ 씨에게 장미를 대신 전달해 달라고 신청하셨습니다. 허 씨는 언니에게 "노인의 케어는 우리 사회 누가 해도 해야 하는 일"이라며 "모든 걸 내어주는 여성의 품과 같은 당신의 노동을 사랑해 줘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습니다.

이어 "직장 동료들과 함께 3.8 여성의 날을 맞아 당신의 의미 있는 그 일에 한 번 더 박수 보냅니다. 당신이 계신 그곳도 근로환경이 나아지는 그날을 소망해 봅니다"라며 "이 사연이 행복하게 전달되어 함께 더불어 사는 우리 사회가 사람은 누구나 존엄하며 성평등한 변화를 기도해 봅니다"라고 전했습니다.

노○○ 씨는 "모두가 잠든 이른 새벽. 동이 트지 않아 어둑한 시간에 일어나 출근을 준비하는 내 친구야"라며 부산 동구의 신○○ 씨에게 장미를 대신 전달해 달라고 신청하셨습니다. 노 씨는 친구에게 "허리 구부려 비질을 하고 걸레질을 하며 얼마나 고되고 힘드니. 그래도 힘들다 투정 부리지 않고 묵묵하고 담대하게 역할을 해내는 네가 자랑스럽다"며 "언제나 응원하고 있어. 사랑해~♡♡"라는 말도….

릴레이 장미 나눔을 신청한 분들도 있습니다. 김○○ 씨는 경기 고양의 권○○ 씨에게, 권○○ 씨는 각각 경기 수원과 파주에 사는 서○○ 씨와 이○○ 씨에게 장미를 대신 전달해 달라고 했습니다.

"권○○ 사서 선생님과 함께 일하는 기쁨! 노회찬의 장미로 뜻깊은 하루가 되시길!"

"서○○ 선생님의 열정을 응원합니다^^"

"이○○ 분과장님, 파이팅♡"

또 오○○ 씨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장미를 전달해 달라고 신청했는데요. 어머니의 이름 석자를 강조한 사연이 눈에 띄었습니다.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가 아니라 서복래 여사, 그 이름 석자를 노회찬의 장미와 함께 불러드리고 싶어 사연을 보냅니다. 몇 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와 평생을 부지런하게 살아오시며 자식 둘을 키우셨습니다. 지금도 일주일에 세 번씩 작은 도서관에서 청소하는 일을 하시며 열심히 살고 계십니다. 서복래 여사의 삶은 당당하고 멋진 삶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런 엄마를 닮은 딸이라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엄마, 사랑해요!"

전수경 노동건강연대 활동가가 청년 여성 노동자인 정이립 디자이너에게, "청년 여성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연대하는 마음으로 해마다 근사한 보고서를 만들어줘서 고맙습니다"라며 장미를 대신 전달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김철회 KT새노조 조합원은 김미영 KT새노조위원장에게 "우리 새노조를 이끌면서 노동자로서 본질적 목소리를 내는 위원장을 응원하고자 신청한다"고 하셨습니다. 특히 "통신노동자로 부끄럽게 살지 말자"라는 외침,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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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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