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말박물관에서 다음 달 1일부터 4월 14일까지 '이지윤 작가 초대전'이 열린다.
베팅이 이루어지는 경마장 내 박물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행운을 만나러 갑니다'라는 제목을 내걸었다.
26일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인천지역 기반의 작가 그룹 '더그림ing'에서 활동하는 작가는 말박물관과 과거 특별한 인연이 있다. 단체로 공모해 2020년 첫 초대전에 선정됐으나 코로나 유행 때문에 작품을 걸고서도 관람객을 맞지 못한 아쉬운 사연의 주인공이었던 것이다.
이지윤 작가는 5년 만에 혼자서 초대전 공모의 문을 다시 두드렸고, 드라마틱하게 올해 다시 첫 전시를 열게 됐다. 이러한 재도전 성공 스토리는 작가의 앞날에 '꽃길'만 있으면 좋겠다는 응원의 마음을 갖게 한다.
그러나 작품 면면을 보면 작가가 화려한 ‘행운’보다 소소한 ‘행복’을 꿈꾸는 사람이란 것도 금방 눈치챌 수 있다. ‘행운’은 작가가 관람자에게 주고 싶은 마음일 뿐이지 정작 작가의 작품 속에는 ‘우연한 운’과는 거리가 먼 꾸준하고 정직한 작업의 흔적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무작정 그림이 좋아서 그리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왔고, 잘 그리고 싶은 욕심보다 여전히 자신의 스타일을 찾는 것이 고민이라는 작가의 수줍고 겸손한 이야기를 듣고 나니 화폭에 수백, 수천 번의 선이 오가며 쌓아올려진 단단하고 성실한 작품 세계의 바탕을 납득하게 된다.
큰 붓질 한 번으로 커다란 면을 순식간에 채울 수 있는 유화나 수채화와 달리 펜화는 작가가 손을 오랜 시간 움직여야 하는 고된 작업을 요구한다. 그러나 베틀처럼 가느다란 펜 끝에서 나온 선들이 마침내 면과 빛깔을 이룬 화면은 고됨 이상의 가치를 발한다. 그것은 수백, 수천 번 기도와 같이 선하고 복된 염원과도 닮았다.
정기환 한국마사회장은 “‘웃으면 복이 온다’는 옛말이 있는데 이지윤 작가의 작품 속에서 유쾌하게 웃는 말처럼 우리 국민들이 많이 웃고, 복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며 “올봄에는 전시 외에도 야간경마, 벚꽃축제 등 볼거리, 먹을거리가 풍성하니 많은 방문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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