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또 총격 사건…캔자스시티 슈퍼볼 우승 행사서 최소 22명 사상

100만 명 운집·수백 명 이리저리 뛰며 대혼돈…바이든, 총기 규제 촉구

14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슈퍼볼 우승 축하 행사 중 총격 사건이 벌어져 최소 1명이 죽고 21명이 다쳤다.

미 CNN 방송,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을 종합하면 이날 우승팀 캔자스시티 치프스 선수들이 2층 버스를 타고 도심을 행진하는 퍼레이드 등을 보기 위해 이 지역에 100만 명 가까운 시민이 운집한 가운데 오후 2시께 퍼레이드 경로 끝자락인 유니언역 인근에서 총격이 발생했다.

캔자스시티 소방서장 로스 그런디슨은 총에 맞은 22명 중 1명이 숨졌고 즉각적으로 생명이 위험할 정도의 부상을 입은 8명을 포함해 15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6명은 경상을 입었다.

이 지역 어린이 병원 칠드런머시는 이번 사건으로 다친 6~15살 어린이 11명을 치료 중이며 이 중 9명이 총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병원 쪽은 이들 중 상태가 심각한 환자는 없으며 모두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캔자스시티 경찰은 정확한 부상자 수를 계속 파악 중이다.

이날 행사엔 캔자스시티가 속한 미주리주 마이크 파슨 주지사와 인근 캔자스주의 로라 켈리 주지사도 참석했다. 파슨 주지사와 켈리 주지사 쪽 모두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자신이 안전하다고 밝혔다. 캔자스시티 치프스도 성명을 내 모든 선수, 코치, 직원 및 그들의 가족이 안전하다고 확인했다.

이 지역 라디오 방송 KKFI는 사망자가 자사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인 리사 로페즈 갤번이라고 밝혔다. 방송은 성명에서 "이 무의미한 행위가 그의 가족과 공동체에서 아름다운 사람을 앗아갔다"고 규탄했다.

캔자스시티 경찰은 사건 관련 3명을 구금하고 여러 정의 화기를 확보했지만 용의자의 신원과 무기의 종류는 밝히지 않았다. 범행 동기도 여전히 조사 중이다.

총격 당시 모여 있던 군중은 혼란에 빠져 대피 방향조차 가늠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티셔츠 판매를 위해 인디애나주 게리에서 캔자스시티까지 온 에이드리언 로빈슨은 폭죽이 터지는 듯한 소리가 들린 뒤 수백 명이 달리기 시작했고 1분 뒤 같은 사람들이 반대 방향으로 다시 뛰고 있었다고 <뉴욕타임스>에 전했다.

미주리주 인디펜던스 출신 코트니 브라운은 총소리는 듣지 못했지만 누군가 "엎드려"라고 소리치는 걸 들었고 도망쳐야 한다고 직감했다고 신문에 말했다. 그는 함께 온 두 아들과 대피 중에 두 번이나 짓밟힐 뻔 했다고 덧붙였다.

총기규제를 옹호하는 단체인 에브리타운포건세이프티(Everytown for Gun Safety)에 따르면 미주리는 총기 사망률, 총기 살인율, 가정 내 총기 보유율이 미국 내에서 가장 높은 주 중 하나다. 단체는 미주리가 미국에서 가장 총기 규제가 적은 주 중 하나이며 입법자들이 총기 안전 보호법에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미주리주 의회 및 주지사직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내 "총기 폭력 확산으로 매일 지역 사회와 가족들이 찢기고 있다"며 "총기 폭력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 없이 학교와 교회에 가고 길을 걷고 슈퍼볼 축하 행사에 참석할 권리를 누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돌격형 무기 금지, 대용량 탄창 제한, 신원 조회 강화와 더불어 총기를 소유하거나 취급할 자격이 없는 이들이 총기를 손에 넣지 못하도록" 총기 규제를 위한 목소리를 내달라고 호소했다.

▲14일(현지시각)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퍼레이드 행사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시민들이 황급히 도망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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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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