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용산늬우스' 어설픈 80년대 쇼…죄짓고 아쉽다고 하면 끝?"

"불난 집에 기름 끼얹은 대담…김건희, 곧 나올 듯"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이 TV 신년 특별대담에서 '김건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지 않은 데 대해 "마치 다른 행성에서 온 것 같다"며 "어떻게 (영부인이) 명품백 받은 걸 '정치공작'이라고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인식의 차이가 너무 큰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의원은 "예를 들겠다. 그럼 뇌물을 받든 폭행을 하든 사기를 치든 몰카에 찍히면 그게 다 면죄가 되고 죄가 아닌가? 그게 아니지 않나. 국민 대다수는 아는 상식을 왜 대통령과 국민의힘만 모르고 저렇게 이야기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한마디로 '국민을 우습게 하는 부분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명백한 사실이지 않나. 명품백을 받았다는 사실은. 그러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최소한 대통령이 사과 정도는 할 것 같았다. 그런데 사과의 '시옷' 자도 안 꺼내더라"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거듭 "'몰카(몰래카메라)'가 문제가 아니라 (영부인이 명품백을) 받은 게 문제이지 않나, 명품백을"이라며 "명품백은 쏙 빼버리고 몰카 이야기만 계속하고 '매정하게 하지 못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죄를 짓고 아쉽다고 말하면 모든 게 끝나나?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오히려 국민들의 분노를 조장하는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그런 대담인 것 같다", "오히려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그런 대담이었을 걸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영부인을 보좌하는 '제2부속실' 부활을 찬성하면서도 "기본적으로 크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왕 중의 왕은 김건희 여사다'라는 시중의 말이 있지 않나"라며 "제2부속실을 만든다는 것은 김 여사의 활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의미다. 그런데 영부인은 대선 전에 '내조에만 전념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가 지금 말을 바꾸었다. 또 명품백 같은 사건도 있었고. 그래서 저는 오히려 더 문제를 심각하게 키우는 것 아닌가라는 걱정도 있다"고 했다.

윤 의원은 김 여사가 곧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영부인이) 사과해야 한다. 명확하게 '잘못했다'라고 이야기해야 한다. 받았지 않나. 명품백을. 그럼 '미안하다'라고 하면서 새롭게 출발을 하든지 아니면 자숙해야 한다"면서도 "그런데 그럴 것 같지 않다. 지금 보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곧 나오려고 이런 대담(불 난 집에 기름 끼얹는 대담)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 1월 7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KBS를 통해 녹화 방송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 대담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의 이번 TV 대담에 대해 "어설픈 쇼 같았다. 짜고 치는 게 뻔히 보이는 어설픈 80년대 방송을 보는 듯"했다며 6.25 한국전쟁 직후 시작된 정부의 홍보 영상인 <대한뉴스>(1994년에 종결)에 빗대 "<용산뉴스> 같은 느낌이었다"고 혹평했다.

이어 "TV 대담에서 세 가지가 없었다. 첫 번째가 대통령의 진심이 안 느껴졌다, 저한테는. 진심이 없다 보니까 감동이 없고 감동이 없으니까 재미가 없다. 그냥 일종의 '윤비어천가'처럼 듣기 좋은 질문하고 하고 싶은 말하는 그런 대담 아니었나 싶다"며 "오로지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만 충분히 다 하신 것 아닌가라는 그런 아쉬움이 강하게 든다"고 했다.

윤 의원은 또 "한 가지 팩트체크 할 게 있다.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 시절에 문재인 대통령이 본관에서 근무를 했다'라고 이야기를 하던데 그건 사실과 다르다. 대통령 집무실이 바로 비서들과 같은 영빈관에 있었다. 그래서 제가 2층에 일을 했고, 대통령이 3층에 근무했다"면서 "전혀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용산 대통령실 이전을 결정한 건 아닌가라는 그런 걱정이 들더라"라고 했다.

한편,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의 TV 대담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관훈토론이 같은 날 이뤄진 것은 "소통의 결과라기보다는 수직적인 부하 상하관계"를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의 메시지와 여당 대표 메시지를 같은 날 내지는 않는다. 메시지가 충돌하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는 죽기 마련이지 않나"라며 "사전에 충분히 조율이 가능했는데도 같은 날 진행했다는 것은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관계를 아주 명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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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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