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에 이어 2심도 "세월호 생존자에게 국가배상하라"

희생자 사건에서 인정된 사찰 2차 가해, 생존자 사건에서는 인정 안 돼

세월호 참사 생존자와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항소심에서도 이겼다. 1심 판결 이후 4년여 만에 내려진 판결이다.

서울고법 민사20-2부(홍지영 박선영 김세종 부장판사)는 7일 세월호 참사 생존자와 가족 등 총 55명이 국가와 선사 청해진해운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처럼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1심 위자료는 그대로 유지하되, 신체 감정을 받은 생존자 6명(당시 단원고 학생 3명·일반인 3명)의 후유장애를 인정해 배상액을 각각 220여만~4000여만 원 높였다.

1심에서 인정된 위자료는 생존자 본인 1명당 8000만 원, 단원고 학생 생존자의 부모·형제자매·조부모 400만∼1600만 원, 일반인 생존자의 배우자·자녀·부모·형제자매 200만∼3200만 원이었다.

다만, 이번 항소심에서 군 기무사 사찰로 인한 2차 가해 배상 청구는 기각됐다.

이들은 2015년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결정된 배상금 지급을 거부하고 소송에 나선 생존자와 가족들이다. 이들은 참사 발생 1년도 안 된, 진상이 규명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결정된 배상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소송에 나섰다.

2019년 1월 1심은 참사 당시 구조에 나선 해경이 퇴선 유도 조치를 소홀히 한 직무상 과실, 세월호 출항 과정에서 청해진해운 임직원이 범한 업무상 과실,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이 구호 조치 없이 퇴선한 위법행위 등을 모두 인정해 정신적 고통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당시 원고 76명 중 21명은 항소하지 않아 그대로 판결이 확정됐고, 나머지 55명이 항소해 2심 재판이 진행됐다. 55명 중 생존자는 19명이고, 이 가운데 16명이 당시 단원고 학생이었다.

피해자 대리인인 김도형 변호사는 선고 뒤 "희생자 사건에서는 군 기무사 사찰로 인한 2차 가해를 인정했는데, 같은 피해자인 생존자들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또 "많은 생존자가 코로나19 때문에 신체 감정을 받지 못해 추가 배상이 인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생존자들도 희생자 못지않게, 어쩌면 친구들이 죽고 자신만 살아남았다는 더 큰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참사 10주기 위원회 관계자들이 1월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 D-100 기억다짐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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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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