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신당 세력들이 '원샷 빅텐트' 대신 '플랜B'의 길을 걷고 있다. 보수를 기치로 내건 개혁신당(이준석 신당)과 한국의희망(양향자 신당)이 24일 합당을 선언했고, 민주당 출신 의원들로 구성된 미래대연합(원칙과상식 신당)과 새로운미래(이낙연 신당)은 합당을 향한 마지막 고비를 밟고 있다. 통합이 비교적 용이한 세력끼리 먼저 통합하는 이른바 '중텐트론'이다.
문제는 다음 단계다. 미래대연합과 새로운미래 측은 '중텐트'를 거쳐 '빅텐트'로 향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이날 한국의희망과 합당하며 먼저 몸집을 불린 개혁신당은 이같은 방안에 회의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향후 '중텐트' 간 주도권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위원장은 24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미래대연합과의 통합 과정에 대해 "합당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빨리 진행하면 이번 주일 수 있다"며 합당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이 위원장은 "미래대연합 내부에서 최종적인 의견 조정을 오늘 중에 할 것으로 본다. 이 시간 현재 미래대연합은 포항에서 창당대회 중인데 끝나고 내부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부연했다.
이어 "2개 또는 3개 신당을 합당하는 '중텐트'를 통해 개혁신당 등과 통합하는 '빅텐트'로 가는 걸 찬성한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며, "후보 등록부터 역산하면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협력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여러 가지 방법 중에 서로 접점을 찾아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개혁신당과 통합이 가능하느냐는 질문에는 "이번 주부터 '비전대화'가 시작됐다. 여러 세력이 다른 의견을 가질 수도 있는 국가적 의제에 대해 미리 방향을 정리하고 통합 논의에 들어가자는 취지로 국민들이 염려하는 노선 갈등을 미리 없애겠다"고 말했다.
호남권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꽤 오래 전부터 이번 총선에는 출마할 의사가 없다고 미리 말씀드렸다"면서도 "광주시민을 비롯해 좀 더 많은 분의 의견을 듣고 더 깊게 생각해서 결론 내리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구체적인 시점에 대해서는 "시기를 정해놓고 할 수는 없지만, 너무 늦어서 광주 시민들께 혼란을 드리거나 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신당 창당에 대한 호남 지역의 부정적 여론에 대해선 "당연히 당혹스러워하시고, 정권 견제나 정권 교체를 어떻게 하려고 하지라는 생각을 많이 가지시는 걸로 보인다"면서도 "지금 상태는 견제도 제대로 안되고 정권교체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대안세력을 찾아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전당대회에서 돈봉투가 오갔는데, 공천의 감점 사유도 되지 않고 공천 적격이 되는 이런 뻔뻔함으로 수권할 수 있겠느냐. 몇 번을 사과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해도 부족할 판에 도덕적 불감증에 국민들이 질려있을 것"이라고 민주당을 비판하며 "그런 상태로 정권교체는 어렵다.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호남, 대한민국 위해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려면 검찰공화국에서도 떳떳한, 꿀리지 않는 사람이 해야 한다"며 "사법리스크가 많은 사람, 조사를 받고 있는 사람, 재판 받으러 다니는 사람, 비리 혐의가있는 사람을 (윤석열 정권이)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견제를 하려면 그런 혐의나 리스크 없는 사람이 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 상태로는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수권능력을 갖추고 국민의 신임을 받는 정당으로 거듭나야만 정권교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새로운미래와 합당 논의 중인 미래대연합은 이날 경상북도 포항에서 첫 지역 창당대회를 열었다. 민주당 출신임에도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에서 첫 창당대회를 연 것은 양당 기득권을 타파하고 지역주의를 극복하겠다는 뜻이라고 미래대연합 측은 설명했다.
이날 각기 호남과 영남에서 지역 일정을 마친 새로운미래와 미래대연합은 이 위원장이 전한 대로 합당을 위한 최종적인 의견 조정에 나선다. 합당 시기, 합당 방식, 이 위원장 출마 여부 등을 놓고 치열한 논의가 예상된다.
한편 이날 한국의희망과 합당을 선언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국회 소통관에서 합당 계획을 밝힌 뒤 새로운미래 측이 개혁신당 합당을 두고 '중텐트'라고 표현하며 단계적으로 빅텐트 계획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한 데 대해 "취지는 알겠지만 저희와 상의되거나 합의된 용어는 아니"라며 "얼마나 다양한 세력이 모이는가보다는 공통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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