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불출마 선언…"국민의힘, 민주적 정당 아냐"

국민의힘 비윤계 김웅 의원(서울 송파갑)이 "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김 의원은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힌 뒤 "저는 지금의 국민의힘이 민주적 정당인지를 묻는다. 제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그래서 저는 국민께 표를 달라고 할 수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우리 당이 가야 할 곳은 대통령의 품이 아니다. 우리 국민의힘이 가야 할 곳은 우리 사회 가장 낮은 곳"이라며 "그것이 보수주의 정당의 책무이고 미래를 여는 열쇠다. 운동권 전체주의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힘은 바로 민주주의"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를 공천 기준으로 제시한 데 대해서도 "체포동의안 포기 선언에 동참할 수 없다"며 "공천권 때문에 헌법상 제도를 조롱거리로 만드는 데 동참하지 않겠다"고 비판했다.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은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 해병대원 사망 사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등과 관련해 정부·여당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건희 특검'에 대해 김 의원은 "특검법은 예전에 조국 교수가 (반대)했던 (검찰) 포토라인 제도와 비슷하다"며 "포토라인 자체는 위헌적이고 불법적 요소가 매우 강하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포토라인에 세워질 때는 단 한 번도 문제제기 안 하다 자기가 그 대상이 되니까 이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하면 사람들이 쉽게 공감 못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 이 특검법도 사실 헌법상 적법한 절차에 어긋난다. 그런데 관행적으로 당연하게 해왔고 그동안 문제제기 안 했는제 지금 와서 문제제기하면 국민이 잘 못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해병대원 사망사건에 대해 김 의원은 "(사건을 경찰에) 이첩하라고 (국방부) 장관이 분명히 서면으로 이야기햇는데 그 뒤에 다른 사람을 통해 구두로 (지시)한 것이 맞는 명령이라고 하면, 그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의 기본 질서를 해치는 것이고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정당이 잘못된 부분을 시정해야지 오히려 해병대 수사단장을 공격하는 모습을 보이면 절대 안 된다"고 비판했다.

홍범도 흉상 이전에 대해 김 의원은 "자꾸 육사(육군사관학교)에 있기는 부적절하다고 하는데 그렇게 받아들이는 국민은 없다"며 "국가가 가장 어려웠을 때 조국과 민족을 위해 가장 열심히 싸운 사람을 '육사에 있기는 부적절하네' 이런 억지는 그만부리고, 우리 대한민국 독립 역사에서 자랑스러운 장군 중 한 명이기 때문에 우리 당이 그분에 대해 빨리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우리 당이 수도권, 중도권에 매우 취약하다. 수도권에 사는 도시 중산층 이상 서민에게 우리 당이 현실적 도움을 못 주고 있다"며 "우리 당이 상당히 우경화됐다. 그런 것을 바꿔야 한다. 결국 노동, 복지, 환경, 이 세 주제를 가져오냐, 못 가져오냐가 우리 당의 생존을 결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한동훈 비대위'의 앞날에 대해서는 "결국 우리 당의 비상 문제, 정치적 지지도가 많이 떨어진 부분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책임질 부분이 꽤 많다"며 "그 부분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 당정관계를 바꾸겠다고 하지 않는 한 한 위원장이 총선을 이끄는 데 있어서도 매우 어려울 것이다. 저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에 대한 당정의 올바른 대응방안을 묻는 말에도 "한 위원장이 정말 고생하면서 전국을 돌고 있는데 사실 기자간담회를 못 열고 있다"며 "대통령실에서 한 위원장에게 여지와 움직일 공간을 줘야 한다. 한 위원장이 가진 최대의 정치적 자산이 공정함이었는데, (김건희) 특검법 때문에 운신의 폭이 많이 좁다. 기왕 비대위원장으로 올렸으면 정말 대통령을 밟고 나갈 수 있을 정도의 권한과 힘을 부여해야 한다"고 수직적 당정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거취와 관련 평소 친분이 있는 이준석 전 대표가 만들 개혁신당(가칭)에 합류할 가능성에 대해 김 의원은 "정치적 고향을 바꾸는 일은 없다. 정치를 안 하면 안 하지"라고 일축했다.

한편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 이 나라를 위해 이 사람이 소중하게 쓰일 날이 언젠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