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당사자인 송영길 전 대표가 19일 새벽 구속됐다. 돈봉투를 받은 것으로 지목된 민주당 현역의원들에 대한 소환조사 등 수사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6시간 반 동안 이어진 영장실질심사 끝에 이날 자정께 송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 부장판사는 지난 9월 이재명 현 민주당 대표의 영장심사 당시 기각 결정을 내렸던 이다.
법원은 "피의자가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당 대표 경선과 관련한 금품수수에 일정부분 관여한 점이 소명되는 등 사안이 중하다"며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피의자의 행위 및 제반 정황에 비춰 증거인멸의 염려도 있다"고 구속 사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송 전 대표에 대해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스폰서'인 사업가 김모 씨, 당시 민주당 소속 이성만 의원으로부터 선거자금 5000만 원, 1000만 원을 각각 받아, 국회의원용 돈봉투 20개 등 총 6650만 원을 당 소속 의원·지역본부장 등에게 살포한 혐의(정치자금법·정당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를 두고 있다.
검찰은 또 송 전 대표에 대해 2020년 1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외곽조직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를 통해 기업인 등 7명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총 7억300만 원을 받았다는 혐의도 두고 있다.
검찰은 지난 4월 수사를 시작한 지 8개월 만에 송 전 대표 신병 확보에 성공, 돈봉를 받은 의원들에 대한 수사도 이어나갈 전망이다. 검찰은 최장 20일의 구속기간 동안 송 전 대표를 상대로 돈봉투 살포 경위 등을 추가 조사한 뒤 재판에 넘긴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대 20명에 달하는 '돈봉투 수수 의원' 특정 작업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현재까지 무소속 이성만 의원과 민주당 임종성·허종식 의원 등 3명에 대해 돈봉투를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편 같은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무소속 윤관석 의원은 18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로부터 징역 5년을 구형받았다. 윤 의원은 최후진술에서 "당 내부 경선은 자율적 영역이라 약간의 관행이 남아있었다. 경각심을 놓치고 불법적 부분을 도외시한 채 진행해 결과적으로 큰 잘못을 범했다"며 "매우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또 "3선 의원으로서 그간 많은 선거를 치렀지만 한 번도 선거법 위반은 하지 않았고, 당 대표 후보를 돕는 과정에서 잘못을 저질렀다"며 "특별한 직책이나 실익을 얻기 위함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이 있기에 이제는 모든 것을 다 내려놓았다"고 했다. 윤 의원은 캠프 관계자들과 협의해 돈봉투를 마련했을 뿐 금품을 요구하거나 전달을 지시하지 않았고, 자신은 전달자에 불과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강래구 전 수자원공사 상임감사에 대해선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강 전 감사는 최후진술에서 "몇 가지 과장된 부분이 있지만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달 31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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