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내년 국회의원 총선에 적용할 비례대표 선거제에 대해 병립형 회귀로의 움직임을 시사한 가운데, 14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병립형 회귀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대거 분출됐다.
민주당 임오경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가 끝난 뒤 브리핑을 통해 "자유발언에서 '병립형 회귀 반대' 의견이 많았다"며 "의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다른 일정을 이유로 이날 의총에 불참했다.
특히 전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탄희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눈물을 흘리며 병립형 회귀를 막아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이날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병립형으로 돌아가는 것만은 막아달라, 선거법은 지켜달라 말씀드렸다"며 "백의종군하겠다, 저로선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겠다 말씀드리고 호소드렸다"고 말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자유발언을 통해 의견을 밝힌 고민정 최고위원은 의원총회가 끝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는 선거제 병립형 회귀를 반대한다"며 "이대로 병립형 회귀를 택한다면 국민에게 한 약속은 헌신짝처럼 버려도 되는 것으로 여겨질 것"이라고 했다.
전해철 의원도 의원총회가 끝난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동안 일관되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필요성을 이야기한 이유는 소수 정치세력도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의견을 더 반영할 수 있는 정치다원성을 도모하기위함이었다"며 "비례성과 대표성 강화를 위한 권역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포기해서는 안되며, 당이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의원도 "준연동형제와 위성정당 방지(법안)를 추진하되 여당이 거부하면 현 제도에 민주당이 참여하는 개혁비례연합을 할 수밖에 없음을 국민께 이해를 구하자"며 병립형 회귀에는 반대 의견을 냈다.
다만 우상호 의원은 "선거제도 논의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며 현실론을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의원은 선거제도는 여야합의로 결정해야 함을 강조하며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대안으로 언급했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지도부가 절충안으로 고려하고 있는 안이기도 하다.
한 민주당 의원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이야기하는 것은 진취적 취지를 살리는 일이기 때문에 공개 발언을 할 수 있지만,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가는 것은 회귀이기 때문에 자랑스럽게 내걸만 한 이야기는 아니"라며 "현실론을 인정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 의원들은 (병립형에 대해) 적극적으로 말씀을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선거제도를 둘러싸고 당 내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임 원내대변인은 "다음 주에 의원총회를 통해서도 계속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며 "다음 주 중으로 어느 정도 결정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임 원내대표는 "다음주 중 여야가 합의해 진전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정개특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영배 의원이 오는 18일까지 정개특위에서의 여야 합의를 위한 시간적 여유를 요청했으며, 홍익표 원내대표가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한편 당내 혁신과 관련된 목소리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영환 의원은 "여당은 김기현 대표가 물러나고 비대위가 논의되는데 우리 당은 초선 의원들만 불출마가 이어진다. 지도부가 혁신과 헌신, 희생, 결단의 리더십을 보여달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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