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유치 실패에 부산 정치권 '네 탓' 공방...시민 사과 목소리도

국힘과 민주당 책임 소재 두고 갑론을박, 일각에서는 사용 예산 공개도 촉구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실패에 윤석열 대통령이 담화문까지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으나 지역에서는 책임 소재를 두고 '네 탓' 공방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30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와 박형준 시장도 부산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무관심으로 유치전에 늦게 뛰어든 때문이라며 전 정부 탓으로 돌렸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내용이 담긴 것은 엑스포 유치 실패 후 국민의힘 일각에서 '문재인 정부 탓'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SNS를 통해 "뒤늦게 유치전에 뛰어들며 처음부터 불리한 여건으로 시작했다"고 유치 실패 이유를 진단했는데 이는 그가 지난 27일 당 최고위에서 "안타깝게도 문 정부의 무관심으로 인해 우리나라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비해 늦게 출발했다"는 발언의 연장선상이라고 볼 수 있다.

부산시장을 지낸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SNS를 통해 "2019년 5월, 국무회의 의결로 국가사업 확정까지 1년, 국가사업화 이후 2022년 7월 국무총리 산하 유치위원회가 만들어지기까지 3년, 도합 4년, 문재인 정부가 손 놓고 있는 동안 사우디아라비아는 전 세계를 상대로 유치전을 펼쳐 온 결과라는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유치 실패 후 박형준 부산시장도 입장문을 통해 "무엇보다 엑스포 유치를 국가사업으로 정해놓고도 사우디보다 1년 늦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야 본격적인 유치전에 나선 점이 뼈아픈 대목"이라고 말하면서 문재인 정부 당시 국가사업화는 선정됐으나 본격적인 유치에 나서지 못한 것이 이유가 컸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 부산시당은 "집권 여당의 전 정부 탓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집권 3년 차를 향해가는 기간 동안 윤석열 정부와 부산시, 국민의힘은 전 정부 탓 말고는 한 일이 무엇인가"라며 "119:29라는 수치는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의 처참한 성적표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유치전에서 참패했고 부산의 발전은 또다시 멈추게 됐다. 누구보다 엑스포 개최를 염원했던 시민의 마음을 위로하고 대변하고자 한다면 현 집권세력의 반성과 성찰이 우선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해 박형준 시장이 사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정의당 부산시당은 박형준 시장은 29일 새벽 결과발표이후 부산시민에게 송구하다는 말과 함께 2035년 엑스포 유치 도전을 합리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며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대시민 사과이며 자신이 앞장선 2년이 넘은 시간의 유치활동과 전략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왜 실패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철저한 평가와 분석이 우선"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박 시장이 밝힌 ‘오일머니와 사우디보다 1년 늦게 시작된 본격적인 유치전’때문이라는 패배 원인은 결국 남 탓하는 비겁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부산시민에 대한 공개 사과와 함께 유치를 위해 사용한 예산내역 전부를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산참여연대도 이날 성명을 통해 "반성과 사과가 있어야 미래가 있다. 실패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시민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특히 엑스포 관련 예산 사용에 대해서도 투명하게 공개한 다음 재도전을 언급해야 하지만 부산시장은 이런 과정도 없이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 재도전을 결정하겠다고 하니 주객이 전도된 면피용 언급만 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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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경

부산울산취재본부 박호경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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