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국정원장 등 수뇌부를 일괄 교체한 데 대해 "이전과 마찬가지로 용산 대통령실이 '국정원을 장악하겠다'라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일각에서는 국정원이 아니라 '걱정원'이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내부 갈등이) 심각했다"고 지적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윤 의원은 2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정원 인사 교체는) 인사의 ABC가(순서가) 하나도 안 맞는 요상한 인사"라며 "상식적으로 원장을 임명하고 그의 의견을 들어서 차장을 임명하는 게 순리다. 원장이 누군지도 모르는데 차장부터 임명하는 것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용산 대통령실이 '국정원을 장악하겠다'라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대통령실의 국정원 장악 의도와 관련해 "전례가 있다"고 했다. 그는 "김규현 전 원장 때도 똑같았다. 원장을 임명하기도 전에 원장의 특별보좌관부터 임명을 했다"며 "정치적 의도가 분명한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국정원 내에서 누구 눈치를 보겠는가? 원장은, 이런 표현하면 좀 그렇지만 (차장보다 늦게 임명된) '바지사장'으로 밖에 보지 않을 것"이라며 "임명권자가 누군지를 확연히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국정원 내 군기와 질서를 보여주는 것이다. '원장은 바지다'라는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인사 교체 시점에 대해서도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이라고 하는데, 대통령의 결단은 무슨 결단의 '결'자도 못 갔다. (인사 교체가 시점상) 너무 늦었다"며 "망가질 대로 다 망가지고, 일각에서는 국정원이 아니라 '걱정원'이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심각했는데, (윤 대통령이) 지난 1년 반 동안 내부 집안 싸움을 그냥 방관했다. 결국 벼랑 끝에 몰려서 한 인사"라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국정원이 '걱정원'이 된 데는 "집안 싸움", "지분 챙기기"가 원인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주 대표적으로 5번의 인사 파동이 있었는데, 그중에 몇 가지만 예를 들어보겠다"며 "첫 번째가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하는 조상준 기조실장이라는 사람이다. 국회 국정감사 당일 날 아침에 사표를 냈다. 국회 국정감사를 담당하는 주무 부서장이다. 그런 사람이 (사표를) 냈다는 건 일종의 항명"이라고 했다.
그는 "두 번째로는 대통령이 재가한 1급 국정원 인사가 백지화된다. 전면 취소가 된다"며 "대통령이 도장을 찍었다. 근데 이게 무효가 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동네 구청장도 그런 짓 안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세 번째로는, 이게 제일 심각하다고 생각하는데, 국정원 내부에서 서로를 죽이고 자신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서 언론 플레이를 했다"며 "국가를 지켜야 될 국정원이 언론 플레이를 한다? 상상도 못하는 일이다. 이런 게 지난 1년 반 동안 계속 정리되지 않고 왔던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김 전 원장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는 유성옥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에 대해서도 "(국정원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과거 (이명박 정부) 국정원 댓글 공작 당시에 국정원 내에 심리전단장이었다. 정치 개입의 상징과도 같은 사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댓글 부대를 운영해가지고, 쉽게 말하면 그걸 '심리전'이라는 말로 미화시켜서 활동했던 사람이다. 그리고 보수단체의 관제 시위도 주도하고 온라인 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정치 개입을 했던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작년 12월에 윤석열 정부가 특별사면했다. 대법원 확정판결이 지나고 나서"라며 "그런데 갑자기 최고의 '대북 전문가'라고 띄우기 시작을 했다. 물론 최고의 대북 전문가라고 띄우는 건 본인의 언론 플레이도 저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참 볼썽사납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람은 정말 위험한 사람이다. 국정을 위해서도 그렇고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저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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