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갔다가 고열"…광주·전남 쯔쯔가무시증 환자 한달새 2배 증가

전남 환자, 전국 1위…방역당국 "물리면 검은 딱지, 신속 치료 당부"

#1. 광주에서 직장을 다니는 30대 이모씨는 늦가을 맞이 회사 동료들과 등산을 다녀온 뒤 갑자기 고열이 나더니, 피부에서 검은색 딱지를 발견했다. '코로나19에 재감염된 게 아닐까'라는 불안감으로 병원을 찾은 이씨는 뜻밖에도 감염성 질환인 '쯔쯔가무시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2. 전남 장성에서 들깨를 재배하는 박모씨(56)는 지난 10월 초 얇은 옷을 입고 밭일을 나섰고, 풀숲 그늘에 누워 휴식을 취했다. 일주일 후부터 두통이 생겨 가벼운 감기라 생각하고 약을 먹었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고 구토와 설사까지 동반됐다. 박씨는 병원에서 '쯔쯔가무시증'을 진단받고 2주간 입원 치료를 해야만 했다.

늦가을 캠핑‧등산 등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한 달 사이 털진드기로 인한 '쯔쯔가무시증' 환자가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드기 성충의 모습. 오른쪽 사진은 털진드기에 물렸을 때 생기는 검은 딱지. ⓒ질병관리청

23일 질병관리청 주요 감염병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1일까지 쯔쯔가무시증 환자는 광주 129명‧전남 580명으로 집계됐다.

현재 쯔쯔가무시증 환자는 5년간 합산한 평균(광주 86명‧전남 538명)을 이미 넘어선 상태로 전남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한 달 사이 광주‧전남 쯔쯔가무시증 환자가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광주는 지난 10월 7일 54명의 환자에서 지난 11일 129명으로 2.38배가 급증했고, 전남(277명→580명) 역시 2.09배가 증가했다.

쯔쯔가무시증은 3급 법정감염병으로, 치명률은 국내 기준 0.1∼0.3%로 높지 않으나 증상의 강도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역 당국은 야외활동 시 쯔쯔가무시증 감염 예방을 위해 예방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질병관리청

털진드기 유충은 9월부터 11월까지 왕성하게 활동해 쯔쯔가무시증 환자의 50% 이상이 11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특히 진드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야외에서 활동하는 사람에서 주로 발견된다.

이에 광주시와 전남도는 쯔쯔가무시증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각 지자체별로 진드기 기피제 분사기를 주요 등산로와 마을회관에 설치하고 진드기 예방 기피제를 배부한다는 방침이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 예방을 위해 도내 지역민을 대상으로 예방교육도 진행한다.

전남도 관계자는 "털진드기 유충에 물리면 물린 부위에 가피(검은딱지)가 생기는 것이 특징으로 신속한 진단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며 "야외활동 시 털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풀밭에 앉을 때 돗자리를 사용하고, 풀숲에 옷을 벗어놓지 않는 등 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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