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자 90%가 '만족'…재택근무자 대상 갑질도 나타나

직장갑질119 조사…"재택근무 한다고 임금 삭감 강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재택근무한 이들의 90% 가까이가 새 근무 환경에 만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급이 높은 이들일수록 재택근무에 비판적이었다.

29일 직장갑질119와 아름다우내단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달 4일부터 11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재택근무를 경험한 응답자 88%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모든 성별, 고용형태, 직업, 직장규모, 직급에서 만족도 80% 이상이 나왔다.

연령별로는 20대 응답자의 90.9%, 30대 91.8%, 40대 91.5%가 만족했다고 답했다.

반면 50대는 80.6%만 만족한다고 답했다.

재택근무 경험자는 재택근무가 업무 효율에도 긍정적이라고 봤다. 응답자의 70.2%가 재택근무는 효율적이라고 답했다.

반면 재택근무 미경험자 중에서는 50.3%만이 효율적이라고 답해 차이를 보였다.

높은 직급일수록 재택근무를 비효율적으로 바라봤다. 상위 관리자급에서는 33.3%만이 재택근무가 효율적이라고 답했다. 중간관리자에서는 이 비율이 43.1%로 올라갔다.

실무자급에서는 재택근무가 효율적이라는 응답률이 54.2%로 올라갔고 일반사원급에서는 59.4%로 올라갔다.

전반적으로 재택근무 만족도에 비해 효율 수준에는 다소 의구심이 나타난 가운데, 특히 하위 직급으로 내려갈수록 재택근무 효율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두드러졌다.

재택근무 중인 직장인은 4명 중 1명 꼴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25.1%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는 응답자는 사무직이 29.6%로 생산직(13.2%), 서비스직(25.2%)에 비해 높았다. 직급별로 보면 상위 관리자(36.1%)의 응답률이 일반사원(18.5%)의 두 배에 가까웠다.

임금수준별로 보면 월 500만 원 이상을 받는 직장인의 36.4%가 재택근무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반면 300~500만 원 미만 직장인 중 재택근무가 가능하다는 이들은 25.6%였고 150~300만 원 미만은 21.2%, 150만 원 미만은 24.7%로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급여 수준이 높을수록 재택근무 환경도 좋았다.

재택근무가 가능한 이들 중 실제 재택근무를 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이는 76.1%였다. 실무자급에서만 재택근무 경험률이 68.0%였고 나머지 모든 직급에서는 80% 이상으로 나타났다.

한편 재택근무로 인해 회사 내 괴롭힘이 나타나기도 했다. 업무 환경 변화에 따른 새로운 직장 내 갑질이 나타난 셈이다.

직장갑질119는 한 제보자를 인용해 "재택근무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똑같은 정규직임에도 나에게만 추석 상여금을 미지급고, 임금 삭감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퇴직 강요 후 이에 응하지 않자 징계를 한 사례, 자율 재택근무제를 표방하고도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한 사례도 보고됐다.

다른 팀원은 재택근무 중인데 육아휴직 후 복직하자 업무 적응을 명분으로 재택근무를 금한 사례도 있었다. 재택근무를 할 때는 상급자가 퇴근 이후에도 업무를 주는 갑질도 보고됐다.

직장갑질119 권두섭 변호사는 "재택근무 도입과 변경(폐지 포함)시 노동자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야 하고, 제보사례에서 보듯이 노동자 감시와 과도한 통제가 수반되지 않도록 법에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권 변호사는 "육아 등 돌봄이 필요한 경우에는 노동자가 재택근무 신청권을 갖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지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출근하는 시민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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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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