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을 겪고 있는 도시민이라면 규칙적인 텃밭활동을 통해 수면의 질을 높이는 방안이 권장된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23일 잠들지 못해 힘든 도시민에게 규칙적인 텃밭활동만으로 더 나은 수면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농진청에 따르면 국제성모병원 수면의학연구소와 함께한 조사한 결과 수면장애를 겪는 시민 19명을 대상으로 주 1회 2시간씩 12번에 걸쳐 진행한 결과 '수면의 질(PSQI)' 지수는 텃밭활동 참여 전 9.1점에서 참여 후 5.4점으로 40.6% 개선됐다.
PSQI은 한국판 피처버그 수면의 질을 말하며 총합 점수가 높을수록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음을 의미한다.
불면증 심각도지수(ISI) 역시 시작 단계에서는 평균 13.4점이었으나 프로그램 활동 후 6.8점으로 호전됐고, 12주 뒤에도 7.7점으로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
불면증 심각도 척도를 보여주는 ISI가 총합 15점 이상일 경우 임상적인 수준의 불면증으로 판정한다.
농촌진흥청은 수면 효율이 낮은 참여자들은 텃밭활동을 통해 수면 형태와 질이 크게 향상됐다 고 밝혔다.
누워있는 시간 중 잠든 시간을 나타내는 수면효율은 뇌파와 안구운동, 혈중산소포화농도 등을 측정하는 수면다원검사로 확인했다.
그 결과 객관적 수면 효율이 낮았던 참가자(13명)는 76.8%에서 85.7%로 좋아졌고, 총 수면 시간은 평균 329분에서 371분으로 늘었다. 잠들기까지 걸린 시간, 즉 수면 잠복기도 21분에서 11분으로 줄었다.
이런 변화는 낮 동안 신체활동과 햇볕 쬐기의 긍정적 효과를 불면증 환자가 직접 느끼게 함으로써 일상생활 리듬을 바꾸는 데 도움을 준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수면에 좋은 상추차 등 채소류 섭취도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김광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과장은 "불면증 환자뿐 아니라,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로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 도시민에게 도움이 되도록 성별, 연령대별 수면의 질, 신체운동량, 스트레스 등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겠다"며 "도시텃밭활동이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자연 치료이자 여가 활동으로 확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혜윤 국제성모병원 수면의학연구소 교수는 "그간의 수면치료가 잠을 재우는 데 한정된 면이 있었지만 텃밭활동은 건강하고 활기차게 낮 시간을 보내는데 방점을 찍었다"며 "신체활동과 햇볕 쬐는 시간의 긍정적 효과를 몸소 체험해 도시민에게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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