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잼버리 파행 이후 새만금 예산만 별도로 심의회의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 논란과 진실 공방이 갈수록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국회 기재위의 지난 19일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이 문제에 대한 기재부 고위직의 답변이 되레 의혹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병도 국회의원은 이날 오전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유병서 기재부 예산총괄심의관을 대상으로 "올 8월 잼버리 파행 이후에 기재부 내에서 새만금사업 예산만을 대상으로 별도로 심의회의를 가졌다. 여기에는 각 부처 담당자가 없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잼버리 대회가 8월 10일에 폐영됐고, 기재부 심의를 거쳐 새만금 주요 SOC 예산을 78%나 삭감한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이 8월 29일 발표된 바 있다.
따라서 그 중간에 기재부가 새만금 예산과 관련해 각 부처 의견수렴도 없이 별도의 회의를 했다면 대거 삭감을 위한 사전 조율작업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북 정치권의 의혹 제기이다.
답변에 나선 유병서 심의관은 "(별도 회의를 했는지 안 했는지 여부를) 확인해서 답변을 하겠다"고 언급, "예산총괄심의관이 그것도 모르냐"는 강한 질타를 받았다.
한 의원은 재차 "왜 새만금사업에만 그렇게 별도로 심의했는가? 제가 지금 모르고 질의하는 것 같은가?"라며 강하게 따졌고, 유 심의관은 "저희가 예산 편성을 할 때는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각종 회의나 심의를 통해서 의사결정을 내부적으로 한다"고 에둘러 답변했다.
한병도 의원은 다시 "별도로 회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몇 차례 회의를 했는지 회의 장소와 시기 참석한 사람이 누구인지 추가 질문 때까지 답변해달라"고 요청했고, 유 심의관도 "확인해보겠다"고 입장을 짤막히 되풀이했다.
오후에 속개된 국정감사에서 한병도 의원은 다시 기재부 황순관 국장을 대상으로 "새만금사업 예산안을 따로 모아서 별도 회의를 한 적 있느냐고 물어보니까 '새만금사업만을 위해서 각 과에서 모여 (회의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며 "부처별로 사업별로 테마별로 여러 가지 심의를 한다고 하는데, 그 테마에 새만금사업은 포함이 되었느냐?"고 물었다.
황순관 국장은 이에 대해 "테마 자체에 새만금사업은 아예 없었다"며 "포함되지 않았고 새만금과 관련된 별도의 논의는 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한병도 의원이 거듭해서 "각 과별로 이와 관련된 내용(새만금사업)을 심의를 했고 그 결과가 그냥 모아진 결과이지 새만금과 관련된 별도의 심의는 없었다고 발언을 하신 것이다"라고 재확인에 나섰고, 황순관 국장은 "그렇다"고 확인해 주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던 기재부가 오후에는 "별도의 논의는 하지 않았다"고 표변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도 이날 한병도 의원에 이어 같은 의혹 제기에 나섰다.
양경숙 의원은 김동일 기재부 예산실장을 대상으로 "새만금 예산 삭감 때 기재부가 부처와 협의하도록 되어 있는데 협의를 했느냐"고 물었고, 김 실장은 "통상적인 과정을 거쳤다"고 짧게 답변했다.
양 의원이 재차 "통상적인 과정은 부처에서 예산 올린 거 깎을 때 단 한마디도 의논 안하느냐"고 묻자 김 실장은 "아주 통상적인 범위에서는 당연히 (협의를) 하고 지금 새만금 자료만 모아서 심의를 했거나 논의를 했다고 하니까 안 했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응수했다.
양경숙 의원은 이와 관련해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공무원이 '기재부가 의논 한마디 안 했다'라고 진술했다"며 "통상적인 범위를 벗어났으며 위증죄로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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