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당선된 김동연, 시간돌려 3월에 김혜경 수사의뢰? 팩트가 틀렸다

일부 언론 보도에 경기도 "사실관계 바로잡지 않으면 법적조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김혜경 씨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조선일보>는 19일자 사설을 통해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7일 국감에서 '감사 결과 최소 61건에서 최대 100건까지 (김 씨의) 사적 사용이 의심된다고 해 업무상 횡령·배임으로 경찰에 수사 의뢰를 했다'고 했다"며 "김 지사는 이 대표와 같은 민주당 소속으로, 이 대표의 후임자다. 같은 당 소속으로 경기지사를 물려받은 그가 당 대표와 관련된 비리 의혹을 공개함으로써 김 씨의 불법 의혹은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경기도 감사에서 드러난 김 씨의 법카 불법 사용 의혹이 한두 건도 아니고, 최대 100건에 이를 정도로 많다 보니 김 지사로서도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뿐 아니라 상당수 언론이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김혜경 씨 법카 유용 의혹을 직접 수사의뢰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해당 이슈가 제기된 17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나온 질의와 답변 내용을 보면 김 지사는 본인 취임 전 경기도가 한 감사 결과를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김 지사는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의 법인카드 사용 관련 경기도 자체 감사와 관련한 질의에 대해 "의원님 제가 자료가 지금 왔는데 감사는 2022년 초, 그러니까 제가 취임하기 전 7기 때 (이뤄졌다)"며 "그리고 그때는 (이재명) 지사가 공석일 때"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미 제가 오기 전에 감사를 다 했다, 제가 취임하기 전에"라며 "감사 결과를 지금 보니까 저희 감사 결과는 최소 61건에서 최대 100건까지 사적 사용이 의심이 된다. 그래서 업무상 횡령, 배임으로 경찰청에 (수사 의뢰를 했다)"고 말했다.

즉 <조선일보> 등 다수의 언론이 보도한 "김 지사로서도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는 건 팩트가 틀린 셈이다.

실제로 경기도 감사관실은 김혜경 씨 수행비서인 배 모 씨의 업무추진비 부당집행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2022년 2월 25일부터 3월 24일까지 '업무추진비 부당 집행 관련 특정감사'를 진행했다. 감사 결과 배 모씨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건이 61~100건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3월 25일 배 모씨를 경기남부경찰청에 고발한 바 있다. 이같은 팩트는 2022년 4월 경기도 홈페이지에 공개한 감사 결과 등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당선된 것은 2022년 6월 1일이다. 김 지사가 직접 수사 의뢰를 했다는 것은 사실 관계가 맞지 않는다.

경기도 대변인실은 19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 17일 국회 행안위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법인카드 감사와 관련해 김동연 지사의 발언이 왜곡 보도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대변인실은 "김 지사는 국감에서 취임전에 감사와 수사의뢰가 이뤄졌으며, 감사 대상도 직원 A씨이었음을 명확히 밝힌 바 있다"며 "이후에도 사실관계가 바로 잡히지 않거나 왜곡된 보도가 지속될 경우 언론중재위 중재신청을 포함한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국정감사 과정에서 나온 공개된 발언이기 때문에 조금의 확인 과정만 거쳐도 알 수 있는 내용임에도 허위와 왜곡으로 제목을 뽑고 기사를 작성한 것은 악의적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경기도는 이러한 보도를 한 언론사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등 강력히 대응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가 19일자 사설을 통해 김동연 지사가 김혜경 씨 법카 불법 사용 의혹을 경찰에 수사의뢰를 한 것처럼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일보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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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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