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처음으로 북한을 보네요"…광주 남구 통일열차, 최북단 도라산역 향해 '출발'

국악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 제공…도라산 전망대 등 견학

"언젠가는 이 기차를 타고 가서 북한 땅을 밟을 날이 오도록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5일 광주 남구 효천역에는 이른 아침부터 최북단 역인 경기 파주 도라산역행 통일 열차를 타기 위해 모인 참가자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잠에서 덜깨 눈을 비비며 오는 아이들부터 한껏 기대감에 부푼 모습을 한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모여들었다.

▲5일 오전 6시 30분께 광주 남구 '통일효도열차' 출발 전 커다란 한반도기와 함께 기념사진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프레시안(임채민)

가족, 친구들과 모인 이들은 챙겨온 간식을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거나 따뜻한 차를 마시며 몸을 녹이기도 했다.

오전 6시 30분께 출발 전 커다란 한반도기와 함께 기념사진 촬영을 마친 330여명의 참가자들은 설레는 표정으로 열차에 몸을 실었다.

참가자 이재순씨(72)는 "오늘 생애 처음으로 북한을 보게돼 너무 설렌 나머지 며칠동안 밤잠을 설쳤다"며 "빨리 통일이 되면 좋겠지만 그건 꿈인 것 같다. 죽기 전에 이런 좋은 기회를 만들어줘서 대단히 감사하다"고 기대를 내비췄다.

2번째 참가하고 있다는 박경금씨(64‧여)는 "코로나 이전에 몸이 아픈 동생과 함께 참석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 땅굴 등을 보면서 분단의 아픔을 절실히 느꼇었다"며 "이전에 봤던 이쁘게 꾸며놓은 개성공단과 북한 주민들의 농사짓는 모습이 지금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고 미소지었다.

▲5일 오전 광주 남구 '통일효도열차'에 참여한 330여명의 시민들은 설레는 표정으로 열차에 몸을 실었다. ⓒ프레시안(임채민)

최연소 참가자 서진군(10)의 어머니 최은영씨(44‧여)는 "평소에 아이가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아 남북 교류 등에 관한 질문들을 많이 하곤 했는데 직접 눈으로 보여주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함께 신청하게 됐다"며 "판문점, 개성공단 등을 책으로만 접하기 보다 직접 보면 새로운 느낌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구에서 추진하는 '통일효도열차'는 올해 상·하반기 각각 2차례씩 모두 4차례 운행된다. 이날은 올해 마지막 4번째로, 오전 6시 50분께 남구 효천역에서 출발해 약 6시간에 걸쳐 경기 파주 도라산역에 도착한다.

앞서 '통일효도열차'는 출발지인 효천역과 도착지인 도라산역의 앞 글자를 각각 따서 '효도열차'라는 뜻과 함께 '으뜸 효 남구'의 슬로건을 품고 있는 남구청의 '효도' 정신도 담겨있다.

운행 동안 통일열차에서는 국악연주, 밴드 공연, 통일 관련 강연 등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된다.

▲5일 오전 광주 남구 '통일효도열차'에 참여한 330여명의 시민들은 설레는 표정으로 열차에 몸을 실었다. ⓒ프레시안(임채민)

도라산역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북녘땅을 선명하게 바라볼 수 있는 도라산 전망대, 제3땅굴, 비무장지대를 견학한다.

참가자들이 탑승한 통일효도열차는 분단 현장을 체험하는 열차인 만큼 내부 시설을 강화한 교육전용 테마열차로 운영된다.

전객석 LCD 모니터, 스마트교육 시스템, 3D 빔프로젝터, 편의점, 식당, 휴게공간 등을 갖춘 새마을호 특실 기준 열차로 에듀룸 5량, 전망룸 2량, 이벤트룸 1량, 다목적룸 1량 등 총 9량으로 구성됐다.

김병내 남구청장은 "오늘은 함께 하지 못해 많은 아쉬움이 남지만, 내년에는 더욱 자주 효천역 출발 통일열차를 준비해 시민들과 함께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이 머물도록 힘을 보태겠다"며 "남녘에서 시작한 통일염원이 전국으로 확산돼 한반도 평화정착의 디딤돌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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