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사건' 3년…아동학대 증가하고 전담인력 감소했다

용혜인 "아동학대 한 달에 1000건 '폭증'…경찰 전담인력은 감소"

지난 2020년 서울 양천구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망사건 '정인이 사건'이 발생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아동학대 발생 건수는 증가하고 경찰 측 전담인력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경찰청이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경찰의 아동학대 검거 건수는 2019년 4645건, 2020년 5551건, 2021년 11572건, 2022년 11970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정인이 사건'으로 아동학대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된 2020년 이후로도 아동학대 사건은 2배 이상 폭증한 셈이다. 특히 올해 1월부터 8월까지는 검거 건수가 8808건으로, 한 달에 1000건 이상의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동학대 검거 건수는 증가했지만 아동학대 사건을 전담하는 학대예방경찰관(APO) 인력은 2021년 이후 오히려 감소 추세를 보였다. 의원실이 제공한 경찰청 '2019~2023년 학대예방경찰관 인력현황'에 따르면 국 시·도경찰청의 APO인력은 2021년 737명에서 2022년 707명으로, 다시 2023년(8월 기준) 698명으로 감소했다.

APO는 가정폭력, 아동학대, 노인학대, 장애인 학대 등 사회적 약자 대상 학대범죄를 예방하고, 피해자 보호조치 및 사후관리까지 총괄하는 전담 경찰관이다. '정인이 사건' 이후 아동학대, 가정폭력 등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커지자 경찰은 지난 2021년 아동학대 대응 강화를 위해 2023년까지 APO를 260명 추가 채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의원실 측은 "실제 인력 현황을 살펴보면 추가 채용은커녕 인력이 감소하고 있어 사실상 APO 확충계획은 이행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라며 "정부와 경찰청은 항상 APO 강화를 내걸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대표적인 '기피 보직'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APO는 근무 경력 2년 미만 저경력 인력의 교체비율이 70%를 웃도는 등 단기 교체 비율이 큰 보직으로 알려져 있다. APO의 아동학대 보호조치는 2019년 1601건에서 2022년 7128건으로 증가하는 등 APO의 대응 실적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의 처우개선 및 인력충원은 오히려 미진한 셈이다.

이날 용 의원은 "정인이 사건이 발생한 뒤 경찰은 아동학대 근절을 호언장담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 학대전담경찰관 인력은 되려 줄어들고 있다"라며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대응에 소홀한 윤석열 정부의 경찰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학대예방경찰관에 대한 승진 확대, 처우개선 등을 통해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APO에 대한 적극적인 예산 확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21년 1월 7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보건복지부는 직무유기한 홀트아동복지회 특별감사 실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정인이 사건' 관련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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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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