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추석 명절인 29일 원자폭탄 피해 동포들을 만나 "정부는 동포 여러분의 아픔을 다시는 외면하지 않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재일동포와 국내에 거주하는 원폭 피해자 85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가진 간담회에서 "오래도록 불편했던 한일 관계가 여러분의 삶을 힘들게 했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차 일본을 방문했던 당시 당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찾아 참배하고 서울 초청을 약속했던 일을 상기하며 "이역만리 타향에서 전쟁의 참화를 겪은 원폭 희생자를 추모하고,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함께 열어갈 것을 다짐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에서 이렇게 뵙게 돼서 반갑다.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을 여러분과 함께 맞이하게 돼서 정말 기쁘다"면서 "정부가 여러분을 이렇게 모시기까지 7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너무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만 명의 한국인들이 원폭 피해로 생명과 삶의 터전을 잃었다. 식민지 시절, 타향살이를 하며 입은 피해였기에 그 슬픔과 고통이 더욱 컸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인 일본과 협력하면서, 역내, 그리고 세계 평화와 번영을 증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거듭 "여러분의 아픔과 희생에 대한 위로는 오늘의 이 자리로만 그치지 않겠다"면서 "한일 관계를 더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우리 동포를 잘 살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에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을 통해 여러분과 후손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권준오 원폭 피해 동포 대표는 답사를 통해 윤 대통령의 희생자 위령비를 참배에 "눈물이 날 정도로 감개무량하다"면서 "일본인들도 한일관계가 새로운 시대가 찾아왔다고 한다. 저희와 저희 자손들, 이제는 과거와 다른, 좋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가지게 됐다"고 거듭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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