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용 친일 어쩔 수 없었다"는 신원식, 논란 커지자 "옹호한 것 아냐"

쿠데타 옹호하고 전 대통령의 "목아지 따자"고 하고…막말 퍼레이드 보여주는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일제강점기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이완용의 당시 행적에 대해 "어쩔 수 없었다"고 평가한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발언은 이완용을 옹호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20일 신 후보자 측은 "일부 매체에서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과거 이완용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원고를 읽어보면 매국노 이완용을 옹호한 것이 아니며, 핵심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이 이완용보다 더 국익에 반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직 언론인인 조갑제 전 <월간조선> 편집장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조갑제닷컴'에 게재된 글에 따르면, 신 후보자는 지난 2019년 8월 24일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에서 주관한 '살리자 대한민국! 문 정권 규탄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연설을 가졌다.

이 연설에서 신 후보자는 "우리는 매국노의 상징으로 이완용을 비난합니다. 그러나 당시 대한제국은 일본에 저항했다 하더라도 일본과 국력 차이가 너무 현저해 독립을 유지하기 어려웠습니다. 이완용이 비록 매국노였지만 한편으론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문재인은 세계에서 가장 실패한 독재 왕조집단인 북한에 가장 성공한 부강한 대한민국을 바치려고 합니다. 이완용과 비교도 되지 않는 오천 년 민족사의 가장 악질적인 매국노가 문재인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신 후보자는 해당 발언이 문재인 당시 대통령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친일이 어쩔 수 없었다는 발언 자체가 없었던 것이 되지는 않기 때문에, 발화자의 의도가 어떻든 일제의 식민 지배를 합리화하는 식민사관에 부합하는 발언이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신 후보자는 앞서 비민주적인 역사인식에 따른 발언으로 문제가 됐다. 그는 지난 2019년 9월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의 채널 '신인균의 국방TV'에 출연해 전두환 신군부의 12.12 군사 쿠데타에 대해 "박정희 대통령이 돌아가시는 그 공백기에 서울의 봄 일어나고 그래서 당시에 나라 구해야 되겠다고 나왔다고 본다"며 "그리고 실제로 우리가 3저 호황을 열었지 않느냐. 단군 이래 최대 호황"이라고 해 쿠데타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신 후보자는 "물론 그 뒤로 권력을 잡는 과정에서 권력이 있다 보니까 돈에 대한 문제도 있고 있겠지만 지금 어떠냐, 몇 번을 털어서 다 했지 않느냐. 그런데 지금 또 광주에서 (헬기) 사격, 방문한 적도 없는 전 대통령을 불러서 광주에서 저 망신을 주는데 지금 누구 국민 하나 보호해 주는 사람이 있느냐"고 말했다.

해당 발언이 문제가 되자 그는 후보자 지명 이후 첫 출근일인 15일 육군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 말 앞뒤가 조금 편집이 돼서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대법원 확정 판결과 지금 정부의 역사적 평가를 100% 수용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막말'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유튜브 채널 '너만몰라 TV'에 올라온 '신원식장군의 조국의 대한분노!' 제목의 영상에 따르면 그는 2019년 9월 21일 부산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1천만 서명운동' 주최 집회 연단에 올라 "오늘은 축제다. 문재인의 멸망을 기다리고, (1950년) 6일 전(9월 15일)에 유엔군이 인천상륙작전 성공한 날이기 때문에 문재인이 목아지 따는 것은 시간문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신 후보자는 "청문회장에서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힌 뒤 이후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신 후보자는 지난 2020년 <월간조선> 7월호 인터뷰에서 '국민 다수는 군대 안 간 이명박·박근혜보다 군에 다녀온 노무현 문재인이 낫다고 생각한다'는 질문에 "그 점은 상당히 아쉽다. 당시에는 병력 자원도 많았고"라며 "군 미필자가 앞으로 국가 지도자가 되는 것에 원칙적으로 반대한다. 여성은 제외다"고 답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군 면제 판정을 받았다.

▲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육군회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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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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