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횡단 하는 행인 치어 사망사고낸 버스기사 '무죄' 선고

재판부 "갑자기 차도로 뛰어들 것 예측할 수 없어"

버스를 운행하다 무단횡단을 하는 행인을 치어 사망사고를 낸 버스기사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0단독 나상아 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기소된 전직 버스기사 A씨(55)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10월 광주 북구청 인근 도로에서 버스를 운행하다 길을 건너는 행인을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광주지법 ⓒ프레시안

검찰은 A씨가 전방과 좌우를 잘 살펴 사고를 미리 방지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해 사망사고가 벌어졌다며 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법원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의 유죄를 인정할 수 없고, 피해자가 무단횡단을 해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판단했다.

사고 당시 A씨는 교차로에 설치된 횡단보도에 초록불이 들어온 것을 보고 정지선까지 시속 약 26㎞의 속도로 주행했고, 인도를 걷던 피해자는 차량을 확인하지 않은 채 초록불에 건너기 위해 차도로 진입했다.

재판부는 "사고 장소는 대학가 주변이고 사고 발생시각도 오후 2시께로 당시 차량의 통행이 빈번했다. 사고 발생 지점으로부터 약 20m 전방에 횡단보도가 설치돼 있어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가 무단횡단을 하기 위해 갑자기 차도로 뛰어들 것을 예측할 수 없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버스 블랙박스 영상에 의하면 피고인은 규정속도보다 낮은 속도로 버스를 운전하며 정신을 주시했고 피해자 충돌 즉시 급제동을 했다"며 "피고인에게 어떤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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