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조서 날인 거부 후 사흘 만에 검찰 재조사 받는다

민주당 "검찰권 남용 시 모든 권한 사용해 대응…수사팀 사법대응도 검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사흘 만에 재조사를 받기로 했다. 첫 조사에서 이 대표가 피의자 신문 조서 서명 날인을 거부해 검찰이 다시 소환 조사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는 오는 12일 오후 검찰에 한 번 더 출석한다"며 "검찰의 부당한 추가 소환 요구에도 불구하고 12일 당당히 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검찰이 이번 조사마저 무도하게 조작하는 등 검찰권을 남용할 경우 당이 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사용해 대응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 9일 수원지방검찰청에 1차 출석해 11시간 동안 피의자 조사를 받았으나, 피의자 조서에 자신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며 날인을 거부하고 귀가했다. 이 대표는 120쪽 분량 조서 가운데 3분의 1 정도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조사를 마치고 나와 "예상했던 증거라고는 단 하나도 제시받지 못했다"며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이런 내용으로 범죄를 조작해보겠다는 정치 검찰에 연민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에 수원지검은 이날 언론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재명 대표는 조사 내내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한 채 진술서로 갈음한다거나, 질문과 무관한 반복적이고 장황한 답변, 말꼬리 잡기 답변으로 일관하는 등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조사에 차질을 빚었다"고 밝혔다.

이어 "조서 열람 도중 자신의 진술이 누락되었다고 억지를 부리고, 정작 어느 부분이 누락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대답하지도 않은 채 조서에 서명 날인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퇴실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12일 조사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될 경우 수사팀에 대한 사법적 대응을 포함한 강력한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권 수석대변인은 "내일 검찰 수사하는 과정에서 저번처럼 진술서에 진술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게 있으면 강력하게 문제제기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 대응 방안과 관련해선 "조사 방식이나 내용을 보고 판단하겠다"며 "변호인단과 종합적으로 법리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건강 상태와 관련해 권 수석대변인은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대표께서 내일 나가서 조사를 받겠다고 하는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1일 국회 본청 앞 단식 농성 천막에 누워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단식 12일 만에 처음으로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는 등 건강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4선 이상 중진 의원들도 이 의원에게 단식 중단을 권유했으나, 이 대표는 단식을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상희·김영주·김태년·노웅래·박병석·설훈·안규백·안민석·우상호·윤호중·이인영·정성호 등 민주당 4선 이상 의원들은 이날 오전 11시께 국회 본청 앞 단식 농성장을 찾았다. 박병석 의원은 "단기간에 끝날 문제들 아니기에 단식 중단하고 건강 회복하시길 중진들이 강하게 권유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 대표는 "이게 일시적인 행태라면 해결점이라도 있을 것 같은데 갈수록 끝도 없이 더 심화될 것 같아서 걱정"이라며 "정권의 관심은 오로지 폭력적인 권력 행위 그 자체이고 권력이 추구해야 될 제일 핵심적인 과제인 국민 민생, 평화나 안정, 안전 같은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하며 단식 중단 권유를 에둘러 물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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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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