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예산이 의미있다고?"…추경호의 '이상한 셈법'에 전북 정치권 발끈

새만금 SOC 예산이 대거 칼질당했음에도 "전북의 주요사업은 대부분 의미있게 반영됐다"고 말한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을 놓고 전북 정치권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전북의 국가예산이 기재부 심의에서 난도질 당한 사례는 지난 10년 동안 단 한번도 없는 '초유의 사태'로 평가되며 추 장관의 '이상한 셈법'에 대한 근거 요구 등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이원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전북 김제시부안군)은 4일 새만금 SOC 예산을 75% 이상 대거 삭감한 윤석열 정부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전북 홀대의 대표 사례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원택 국회의원이 4일 자료를 내고 추경호 기재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연합뉴스

이 의원은 지난 2일 국회 예결특위에서 추경호 기재부 장관에게 "기재부의 새만금 SOC 예산 삭감에 대해 전북도민들은 전북홀대를 의심하고 있다"고 다그쳤다.

이 의원의 질의에 추 장관은 "전북에서 요청한 주요사업은 대부분 의미있게 내년 예산에 반영되어 있다"고 답변해 "도대체 무슨 셈법으로 의미있게 반영했다는 말이냐"는 거센 반발을 불렀다.

전북 정치권은 "전북 최대현안인 새만금 SOC 예산을 대거 칼질하고도 주요사업 예산이 의미있게 반영돼 있다는 말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칼질이 의미있는 반영이라면 칼질당한 도민들은 환영해야 하느냐"고 반발하고 있다.

▲이원택 의원이 제시한 자료 캡처 ⓒ이원택 의원실

실제로 이 의원은 최근 10년간 '전북도 국가예산 반영현황'을 살펴본 결과 추 장관의 '의미 있는 반영' 답변은 근거가 없는 거짓이라는 점이 드러났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전북도의 국가예산은 부처 반영액보다 기재부 심의과정에서 삭감된 적이 단 한번도 없었으며, 오히려 매년 3000억∼5000억원 가량 증가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예를 들어 지난 2015년의 경우 부처 반영액보다 정부 예산안이 3257억원 증액됐고, 2016년(3066억원)과 2017년(3095억원)씩 늘어났다.

부처 반영액보다 기재부 심의를 거친 정부 최종 예산안이 가장 많이 증액되었던 2022년에는 5221억원이나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새만금 주요 SOC 사업 역시 부처 반영액 대비 정부 예산안은 지난 10년 동안 최소 87%(2020년)에서 최대 137%(2022년)까지 반영되는 등 역대 정부에서 전북 1순위 현안에 대한 배려에 나섰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럼에도 2024년도 정부 예산안은 부처 반영액의 22%에 불과한 '쥐꼬리 반영'에 그치는 등 전북과 새만금 홀대가 아니면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항변이다.

▲이원택 의원이 제시한 자료 캡처 ⓒ이원택 의원실

이 의원은 "정부는 잼버리 파행과 새만금 SOC 예산 삭감은 관계가 없다고 말하지만 삼척동자가 봐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잼버리 파행 책임을 전북 탓, 새만금 탓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아니냐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추경호 장관이 어떤 근거로 내년도 정부예산안에 전북현안이 의미있게 반영되어 있는지 자세히 설명해야 할 것"며 "명확한 근거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할 경우 전북도민들의 거대한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 정치권은 이와 관련해 "앞으로 국회 국정감사와 국회 예산심의 과정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전북홀대를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추 장관의 '이상한 셈법'에 대한 논란은 갈수록 확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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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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