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장관 묵은 잼버리 숙소, 애초 스웨덴 국왕 등 'VIP 전용'

이은주 "공원공단과 VIP 숙박 협약 … 조직위 관계자 사용은 예정 없었어"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기간 묵었던 외부 숙소인 변산반도생태탐방원이 원래는 스웨덴 국왕 등 VIP 숙박용 장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공원공단과 조직위 간 협약에는 김 장관 등 조직위 관계자들의 숙소 사용은 들어있지 않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30일 국립공원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조직위원회 1~3차 업무협의 결과'를 확인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잼버리 조직위와 국립공원공단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업무협의를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국립공원공단 공원시설 활용 방안 등이 협의됐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15일 열린 1차 협의에서 변산반도생태탐방원 과정활동장을 VIP 공식 회의장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어 같은 달 29일 2차 협의에선 '생태탐방원을 국회스카우트 연맹 총회 개최 장소와 국회스카우트 연맹 총회에 참석하는 VIP 숙박 장소로 활용'하는 것이 협의됐다. 협의자료에 따르면 'VIP'는 스웨덴 국왕, 룩셈부르크 왕자, 국회스카우트 등을 지칭한다.

지난 1월 5일 개최된 3차 협의에선 이 같은 협의내용의 취지를 담은 MOU 체결 일정 등이 논의됐고, 그 결과 조직위와 국립공원공단은 지난 4월 "국립공원공단이 운영하는 공원시설을 제공하여 세계잼버리 행사의 원활한 진행에 기여"한다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이 의원은 "다시 말해 조직위와 국립공원공단 간 협의내용에는 변산반도생태탐방원은 VIP들의 숙박장소로 활용하는 것으로 합의됐을 뿐, 김현숙 여가부 장관이나 조직위 관계자들이 사용한다는 내용은 들어있지 않다"라며 "김현숙 장관이 임의로 변산반도생태탐방원을 사용했다고밖에 볼 수 없는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관련하여 공단 측은 이 의원에게 "(탐방원) 31개 생활관 중 25개소를 7월31일부터 8월12일까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에 후원했을 뿐"이라며 "방 배정도 조직위가 했고, 명단도 주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VIP들이 숙소에 묵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해명했다. 탐방원에 묵었던 인사들의 인적사항이 공단 측에 제공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한편 공단에 따르면 여가부 관계자는 지난 25일 김현숙 장관의 '공짜 숙박'을 다룬 언론보도가 이어지자 공단 측에 비용 정산을 문의해 왔다.

당초 여가부는 "김 장관이 신변 위협을 받아 야영지에서 숙영하지 않고 홀로 숙소에서 머물렀다"며 "숙박 비용이 약 3만 원으로 저렴해 생태탐방원을 숙소로 정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지난 25일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기간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혼자 묵은 것으로 알려진 국립공원공단 변산반도생태탐방원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 관계자들이 대거 공짜로 사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김 장관의 탐방원 '공짜 숙박' 의혹을 제기했다.

여가부 측의 비용정산 문의와 관련, 공단은 의원실에 답변한 자료를 통해 "행사를 위해 새만금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에 후원하였으므로, 비용 관련 서류나 영수증은 없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처음 협의 내용과 달리 행사가 시작되자 김현숙 장관과 조직위 관계자들이 생태탐방원 생활관에 주먹구구식으로 껴들어갔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신변위협, 3만원 숙박 등을 운운하는 등 거짓말이 거짓말을 키우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오전 대통령실에서 열리는 을지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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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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