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시가 행정처분 업체를 익산시가 보도자료 낸 희한한 사연

전북 김제지역에서 악취방지법 위반업체 3개소가 적발된 내용을 익산시가 보도자료로 배포하는 희한한 상황이 벌어졌다.

익산시는 지난 11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시(市)는 익산 남부지역 축산악취의 원인해결을 위해 김제시와 합동점검으로 악취방지법을 위반한 업체 3개소를 적발하여 행정처분 했다”고 발표했다.

이 내용만 놓고 보면 익산시가 김제시와 합동점검 해 익산지역 위반업체 3개소를 적발하고 익산시가 행정처분한 것처럼 오인할 수 있다.

▲익산시가 축산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제시와 손을 잡았다고 밝혔다. ⓒ익산시

하지만 사실은 합동점검에서 김제지역 업체 3개소가 적발돼 행정처분의 주체인 김제시가 3개 업체에 개선명령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김제업체 적발과 김제시의 행정처분을 익산시가 보도자료를 내고 홍보하고 나선 사연은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익산시는 지난해 ‘서남부권 악취 조사 용역’을 통해 김제 용지 축산농가 악취가 남동풍의 영향을 받아 만경강을 넘어 익산 남부지역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익산시는 이와 관련해 올해 5월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악취원인 지역으로 추정되는 김제시 용지 축산농가와 가축분뇨 재활용 사업장에 대해 김제시와 협력 대응했다는 것이다.

익산시의 한 관계자는 “합동점검에서 익산시는 고가의 장비의 악취 추적감시 노하우, 인력 등을 김제시에 지원했다”며 “이런 양측의 노력에 힘입어 김제지역 업체 3곳을 적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작 김제시는 익산시의 보도자료 배포에 대해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김제시의 한 관계자는 “전북도와 익산시, 김제시 3곳이 지난 4월에 한차례 전북 혁신도시의 악취 문제로 합동점검에 나선 것”이라며 “익산시가 보도자료를 낸 사실을 전혀 몰랐다. 황당하다”고 말했다.

지역 업체 적발 등 김제시 입장에서 보면 좋은 일도 아닌 데 다른 지자체에서 홍보의 재료로 활용해 당황스럽다는 표정인 셈이다.

익산시는 나아가 전북 최초로 도입한 악취측정 차량을 이용해 축산악취 발원지를 추적 감시하고 그간 쌓아온 악취 대응 노하우와 장비, 인력 등을 동원해 김제시 환경과와 협업 행정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지자체의 적극행정에 대해선 박수를 보내야 마땅하지만 그렇다고 굳이 타 지역 업체 적발 사례까지 끌어오는 것은 모양새가 좀 그렇다”는 말들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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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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