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개입' 논란 풍수학자 "'악어상' 尹, 시대 부름 받은 관상"

이준석 "풍수 쉴드 치면서 과학? 해명 같지 않은 해명"

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가 후보지인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둘러본 것으로 확인되면서 정치권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풍수학자 국정개입' 논란이 벌어지자 백 씨를 "풍수지리학계 최고 권위자"로 규정하며 "과거 김정숙 여사와 이재명 부부를 각각 만난 적이 있다"고 했다.

관저 후보지를 방문한 이는 역술인 '천공'이 아니며, 따라서 무속이 아닌 풍수지리학적 견해를 참고하기 위해 전문가 의견을 들었을 뿐이라는 해명이다.

그러나 여권에서도 국민의힘의 방어 논리가 빈약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리 생각해도 풍수를 쉴드치면서 오염수 문제를 '과학'으로 받아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공적인 판단을 하는데 풍수나 관상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위험하다. '앞으로 그런 우려가 없도록 하겠다'고 하는 것이 맞다"면서 "단편적으로 무조건 반사를 해버리니 풍수를 인정하면서 과학으로 남을 설득하는 오류를 범하게 되어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풍수학 최고권위자에게 무속 프레임을 씌우지 말라는 말이 정말 대한민국 집권여당에서 공식 논평으로 나온 것이 맞냐"며 "이 해명 같지 않은 해명을 왜 당사자인 대통령실이 아니라 여당에서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백 씨가 언론 게재글과 인터뷰를 통해 정치인들에 대한 풍수와 관상을 평가한 대목도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지난해 대통령선거가 치러진 3월 9일 <여성경제신문>에 실린 '백재권 칼럼'을 통해 자신을 "여야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물론 부인들을 직접 만나 관상을 보고 조언을 했던 사람"이라면서 "이재명 후보는 살쾡이 관상", "윤석열 후보는 악어 관상"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어지러운 난세에 등장한 악어는 세상을 정화할 숙명을 타고난 것"이라며 "윤석열 본인이 원해서 정치에 뛰어든 것이 아니다. 시대의 부름을 받은 관상이 윤석열"이라고 했다.

그는 또한 여야 대선 후보의 생가와 조상묘 사진을 싣고 윤 대통령은 "명당의 지기를 제대로 받고 태어났다"고 했다.

대선 직후인 3월 23일 칼럼에서는 "필자는 오래전부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정무감각이 의외로 좋고 인간적인 따뜻한 면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통찰력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한편 백 씨는 대선 직전인 지난해 2월 <월간조선>과 인터뷰에서 "윤석열 후보가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시절 지인 소개로 윤 후보 부부를 만났다"면서 "윤석열 후보는 '악어상', 김건희 씨는 '공작상'"이라고 했다.

다만 해당 인터뷰에서 백 씨는 "윤석열 후보 부부가 나를 만나기 위해 먼저 의사를 보였거나, 연락한 적이 없다"며 "순전히 지인의 권유로 윤 후보 부부를 같이 만난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재명 대표 부부와의 만남은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이 시작될 즈음"이라며 자신이 아는 언론사 대표의 주선으로 만났다고 했다.

▲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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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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