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조끼도 못 입고 예천 수색나서다 실종된 스무살 해병, 결국 시신으로 발견

지난 19일 경북 예천 내성천에서 산사태 실종자를 수색하다 실종된 해병대원이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병사는 구명조끼도 입지 못한 채 수색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병사 안전을 챙기지 않는 군 당국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경북소방본부와 군 등을 종합하면 전날 오후 11시 8분경 실종자 구조당국은 내성천 고평대교 하류 400미터 지점에서 실종된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A 일병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북119특수대응단이 드론을 이용해 야간 수색 도중 A 일병을 확인했다. 이곳은 실종 지점에서 약 5.8킬로미터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A 일병은 전날 오전 9시를 조금 지나 예천 석관천 일대 보문교 남단 100미터 지점에서 집중호우 실종자를 찾는 수색 작전에 투입됐다. 작전 도중 A 일병은 동료 대원 2명과 함께 물에 빠졌다. 폭우와 불어난 물살로 인해 약해진 지반이 붕괴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됐다. 2명은 물에서 빠져나왔으나 A 일병은 실종됐다.

사고 원인 확인 결과 A 일병은 수색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던 점이 알려졌다. 이에 해병대가 최소한의 안전장비조차 갖춰주지 않은 채 수색 작전에 장병을 무리하게 투입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유가족과 언론으로부터 제기됐다.

해병대는 20일 관련 사실에 관해 "순직 해병대원의 명복을 빈다"며 "유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병대는 "국민 여러분께는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하다"고 전했다.

해병대는 이번 수색 작전에 투입된 부대 안전 분야를 재점검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로 했다. 자세한 사고 경위는 군 수사기관의 추가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