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방류' 다음은 수산물 수입 재개? 일 "'수입 금지 철폐' 입장 변함없어"

오염수 방류 사실상 용인한 윤석열 정부, 수산물 수입 막을 명분 찾기 어려울 듯

후쿠시마 핵발전소 오염수 방류를 추진 중인 일본 정부가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철폐라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오염수 방류를 사실상 용인한 윤석열 정부가 방류 이후 후쿠시마 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주한 일본대사관이 주최한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ALPS 처리수의 해양 방출에 대한 대처 등에 관한 온라인 설명회'에 참석한 일본 정부 관계자는 후쿠시마 포함 8개 현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을 금지하는 한국 정부의 조치가 방류 이후에도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수입 금지 철폐 입장은 일본이 계속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알프스 처리수의 해양 방출과 수산물 수입 금지 여부에 대해서는 다른 맥락에서 논의 되어야 하는 이슈"라면서도 일본의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해 한국에 수산물 수입 금지 철폐를 계속 요구해왔으며 앞으로도 요구할 것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 13일(현지시각) 유럽연합(EU)이 12년 만에 일본의 농수산 식품 수입 규제를 철폐한 것을 언급하며 "앞으로 한국에 대해서도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설명을 계속해 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정부는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오염수가 인체에 문제가 없다는 일본의 주장을 용인하는 차원을 넘어 매일 대국민 브리핑을 통해 이를 전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오염수 방류와 수산물 수입금지를 연계하려는 주장은 잘못된 전제를 기반으로 전개된 거짓 주장"이라며 오염수 방류와 수산물 수입은 별개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실제 일본이 방류 이후 수산물 수입 금지를 철폐하라고 요구할 경우 이를 거부할 명분이 없어 수용하는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12일(현지시각)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방류 점검 과정에 한국 측 전문가를 참여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과 관련해 이를 검토했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구체적 협의 진행 중이나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다음달로 알려진 구체적인 방류시기와 관련해 그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오염수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근거 없는 소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한 대책이 강구된 이후에 충분한 논의를 한 뒤 최종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일본은 줄곧 '처리수'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한국 기자의 질문 중 '오염수'라는 표현이 나오자 일본 정부 관계자는 오염수가 아닌 처리수라면서 "한국 국내에서 처리수라는 용어가 전파되어야 (방류에 대한) 정당성이 높아진다"며 "한국 내에서도 이런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 이해를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리투아니아를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각) 빌뉴스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오염수 방류에 대해 일본 내에서는 찬성 비율이 여전히 높았지만 반대한다는 응답도 40%대를 기록했고, 오염수 피해에 대해 70%가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17일 <아사히신문>은 지난 15~16일 전국 유권자 9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방류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51%, 반대한다는 응답이 40%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조사에서는 성별에 따라 찬성과 반대 비율이 확연히 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신문에 따르면 여성 응답자의 경우 49%가 반대하고 37%가 찬성했으나 남성 응답자는 반대는 29%, 찬성은 65%로 집계됐다.

다만 오염수 방류로 인한 소문 피해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대다수인 76%가 불안감을 느낀다고 답해 방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심지어 방류에 찬성한다는 응답자의 70%도 불안함을 느낀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다 총리의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5% 포인트 하락한 37%를 기록했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 포인트 상승한 50%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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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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