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방을 마치고 귀국해 17일 집중호우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한 윤석열 대통령은 곧이어 산사태 피해가 집중된 경북 예천시 재난 현장을 찾았다.
호우 피해 속에도 귀국 일정을 늦추고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윤 대통령에 대한 야당의 비난이 집중되는 가운데, 재난으로 인한 민심 이반을 진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민방위복 차림으로 예천시 감천면 산사태 피해 현장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어두운 표정으로 김학동 예천군수로부터 피해현황 브리핑을 받았다.
브리핑에서 김 군수는 "송구스럽다"며 "143명이 83가구에 살고 계셨는데, 이번 사태로 30호가 쓸려가거나 파손이 되면서 주민들 중에 안타깝게도 지금 두 분이 실종된 상황"이라고 보고했다.
브리핑 뒤 윤 대통령은 피해 민가를 둘러보며 길가에 쌓인 암석과 토사물들을 가리켜 "저 위에서 이런 것들도 쏟아져내려온 거죠"라고 했다. 복구 작업중인 주민들과 군경 인력에게는 "수고 많으십니다"라고 했다.
피해 상황을 설명하던 마을 이장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으며, 복구작업 중이던 한 주민은 "집이 다 날아갔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이재민 피해 주민 등 40여 명이 임시거주시설로 사용하고 있는 노인복지회관을 방문하자 한 할머니가 윤 대통령에게 다가가 손을 잡으며 울먹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저도 어이가 없다"면서 "정부에서 다 복구해드릴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해외에서 산사태 소식을 듣고 그냥 주택 뒤에 있는 그런 산들이 무너져 민가를 덮친 모양이다라고 생각했지, 몇백 톤 바위가 산에서 굴러올 정도로 이런 것은 저도 지금까지 살면서 처음 봤다"며 "얼마나 놀라셨겠습니까"라고 했다.
한 할머니 주민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라고 하자 윤 대통령은 "정부에서 다 해야 할 일이니까 기다려 달라"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앞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국민의 안전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집중호우가 올 때 사무실에 앉아만 있지 말고 현장에 나가서 상황을 둘러보고 미리미리 대처해 달라"고 질책성 당부를 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으로 전했다.
윤 대통령은 위험지역 통제와 관련해선 경찰, 지자체, 소방의 공조를 강조하며 "경찰이 일원화된 체계를 가지고 중심을 잡고 교통 통제와 위험지역 통제에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상황이 끝난 것이 아니니 다른 대책은 상황이 정리되고 나면 다시 침착하게, 꼼꼼하게 점검하도록 하고, 우선 이어질 집중호우에 대비해 인명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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