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너무 비싼 집값, 연착륙이 오히려 안 좋을 수도"

가계부채로 인한 금융불균형 해소 중요성 강조…"부동산 불안 여전히 상존"

최근 들어 서울 강남권 등 일부 지역에서 집값 반등 움직임이 미세하게 관측되는 가운데, 여전히 집값이 고평가돼 있다는 한국은행의 연구 자료가 나왔다.

30일 한은 홍경식 통화정책국장과 최인협 정책총괄팀 과장은 한은 블로그에 올린 '향후 정책 운영 여건의 주요 리스크 요인' 글에서 특히 오히려 최근 집값의 연착륙이 장기적으로는 더 좋지 않은 결과를 낼 수 있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이들은 우선 현재 주택 시장을 두고 "주택가격 수준은 여전히 소득 등과 괴리되어 고평가 되어 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관련해 지난 29일 국제금융협회는 세계 부채(Global Debt)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세계 주요 34개 나라(유로 지역은 단일 통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102.2%로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장기적인 거시경제 안정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이 중장기적 시계에서 꾸준히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 집값 하향세가 꾸준히 이어져 과도한 가계부채 문제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들은 "최근 주택가격 하락폭이 축소되는 등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을 강조해 "단기적인 금융시장 안정 측면에서는 분명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이(연착륙)로 인해 디레버리징 흐름이 약화될 경우 이미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가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를 높이고 거시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무리하게 집값 연착륙을 시도하려다가는 오히려 부동산을 통해 형성된 금융 부문의 위험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정부가 집값 경착륙을 막겠다며 부동산 관련 규제를 대부분 풀면서 강조한 정책 목표가 '집값 연착륙'이었다.

한편 이들은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 역시 여전히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해 "올해 들어 신용 스프레드가 낮아지고 주택 가격 하락 폭이 축소"돼 부동산PF 위험이 작년보다 낮아졌으나 "부동산 경기가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부동산PF 등 관련 자금시장의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을 늦출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이어 "특히 비은행권의 (PF) 연체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부동산 익스포저가 큰 일부 비은행금융회사에서의 신용·유동성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 경제 위험 요인으로 부동산 문제에 더해 해외발 돌발 이슈, 물가 문제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근원물가(단기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등을 제외한 물가) 흐름과 관련해 "근원물가 둔화 흐름이 뚜렷하지 않다"며 "특히 지속성이 큰 외식, 여타 개인서비스 등 서비스 물가 오름세는 오히려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앞으로 "기준금리는 물가가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증거가 충분히 쌓일 때까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운용"해야 하며 가계부채 문제 대응을 위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금융불균형 누증 해소에 정책의 주안점을 두는 것도 중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난 29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은 대출 관련 광고물. 관련해 지난 29일 국제금융협회는 세계 부채(Global Debt)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세계 주요 34개 나라(유로 지역은 단일 통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102.2%로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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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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