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트뤼도 "러시아 잔혹한 행동은 세계 평화에 근본적 위협"

정상회담서 北핵·미사일 규탄, 중·러 견제 한목소리

윤석열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7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정상회회담에서 국제질서 재편에 대한 공동대응과 안보·국방, 경제안보·공급망 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한국, 일본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가치연대'를 표방하며 동조화하는 흐름이다. G7 일원이자 나토 회원국인 캐나다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미중 갈등에서 미국과 사실상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양국 수교 60주년을 맞이한 캐나다 총리의 방한은 9년 만으로, 지난해 9월 윤 대통령이 캐나다를 방문해 트뤼도 총리의 방한을 초청한 것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까지 포함해 윤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가 가진 정상회담은 이번이 세 번째다.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캐나다는 한국전쟁에 2만7000명의 젊은이를 파병해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 싸운 우리의 혈맹이자 오랜 우방국"이라며 "그간의 협력 성과를 평가하고, 앞으로 더 평화롭고, 더 민주적이며, 더 정의롭고 번영하는 세계를 위해 '향후 60년간 함께 더 강력한(Stronger Together for the next 60 years)'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아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성과로 "지난해 발표한 인태전략을 기반으로 역내 자유, 평화, 번영 증진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했다.

특히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북한의 지속적인 핵, 미사일 개발과 그 위협을 강력히 규탄했다"며 "북한 인권의 실상을 널리 알리고 북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양국 정부와 민간 차원의 협력을 더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아울러 "저는 캐나다의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가입 추진을 환영하고, 캐나다가 빠른 시일 내 IPEF에 참여할 수 있도록 회원국 간 논의에서 적극 지지하기로 약속했다"고 했다.

국방·안보 협력 방안으로는 "양국 간 방산 협력 확대를 위한 지원을 계속해 나아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 경제안보 협력과 관련해 "양국은 공급망 안정, 청정에너지 협력을 포함한 핵심 경제안보 이슈를 정기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핵심광물 공급망 MOU를 체결하여 양국 간 광물자원과 에너지 협력을 심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윤 대통령은 청정에너지 분야 협력을 비롯해 미래세대 교류 확대 등을 정상회담 성과로 꼽았다. 이와 관련해 양국은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핵심광물 공급망, 청정에너지 전환 및 에너지 안보 협력에 관한 양해 각서'를 비롯해 '청년 교류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항행의 자유 지지, 일방적 현상 변경 반대"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한편 한국과 캐나다의 5대 분야 협력 방안을 구체화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성명에서 양국은 "한국과 캐나다는 각자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통해 더 안전하고, 자유롭고, 번영하며,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인태지역에 대한 공동의 비전을 공유한다"고 했다.

또한 "한국과 캐나다는 친구이자 파트너일 뿐 아니라, 각자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전략적 핵심 지역으로 규정한 북태평양 지역 내 이웃국"이라며 "유사입장 파트너들과 함께 공동의 도전과제에 대한 보다 효과적인 대응을 통해 역내 공동의 이익을 증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성명은 "신흥기술이 민주적 가치와 제도 보전에 미치는 영향과 거짓 정보 및 정보전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해 논의했다"며 "온라인 거짓 정보에 맞서 싸우고, 이에 대한 시민들과 사회의 회복력을 높이기 위해 여타 유사입장국들과 함께 포용성, 인권, 법치에 기반한 정책 수립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트뤼도 총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규탄하는 한편, 윤 대통령의 대북 정책 슬로건인 '담대한 구상'에 지지를 표했으며 "이러한 지지는 안보리 대북 제재 이행 감시를 위한 공동의 노력과 같은 역내 다국적 해상 작전에 대한 캐나다의 참여와 해군 활동 확대를 포함한다"고 성명은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한일관계 개선과 관련해서도 "윤 대통령의 중요하고 의미있는 조치를 환영했다"고 했다.

성명은 이어 "유엔 해양법 협약의 목적 및 원칙 그리고 항행 및 상공 비행의 자유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규칙과 규범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함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했다.

성명은 "러시아의 불법적이고 정당화될 수 없는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하고, "러시아의 잔혹한 행동은 양국의 장기적 안정과 번영이 달린 세계 평화와 안보에 근본적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심각한 국제법 위반과 인권 침해에 대응하기 위해 계속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양국은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정치, 안보, 경제적, 인도적 지원을 계속해서 제공해 나갈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독립, 안보 그리고 안정 보장을 위한 장기적 계획에 있어 유사입장 파트너들과 공조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양국은 "안보 공조 강화" 방안으로 방산 물자 및 연구개발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한국과 캐나다 간 기술정보 교류, 물자 대여, 공동 시험평가를 포함해 방산 물자 및 연구개발 협력에 대한 중요한 대화와 협력을 촉진하고, 양국간 국방 및 국가안보 요건을 조화시키는 기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최근 양국 외교장관의 산업 보안 및 방산에 대한 비밀정보보호 협정 협상 개시와 관련해 "이 협정은 양자 안보 협력, 정보 공유 및 국방 공조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국은 이어 "경제 안정성, 무역 및 투자 흐름에 대한 위협, 도전 그리고 기회에 대응할 공동의 이해와 역량을 보다 제고하기 위해, 우리는 양국 외교부 간 고위급 경제 정책 대화 출범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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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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