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언급한 캐나다 총리 국회연설 눈길…"결국 자유는 승리"

"한국 민주주의, 한국인 피와 희생으로 얻은 것…韓, 이제 가장 성공적 민주주의 국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한국 국회에서 한 연설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언급하며 "한국의 민주주의는 한국인의 피와 희생으로 힘들게 얻어진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트뤼도 총리는 17일 국회 본회의장 연설에서 "내일은 바로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이라며 "43년 전, 시위자, 학생, 근로자 그리고 시민들은 그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표현했다. 이것은 굉장히 기나긴 투쟁이었으나 결국 자유는 승리했다"고 말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활기찬 민주주의 국가 중의 하나"라며 "한국의 민주주의는 희망의 등불"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와 한국은 국제 무대를 계속 선도해 나가야 한다"며 "그것은 선택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이 광주민주화운동 때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을 43년 전에 선택한 것과 동일한 이유"라고 했다.

그는 "광주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그냥 우연히 발생한 것이 아님을 상기시켜 준다"며 "민주주의는 결코 우연히 생기지 않는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결코 노력 없이 지속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그 절정에 있을 때 늘 독재보다 강하지만, 그 절정에 머무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원주민 보호주의(이민 반대)라든지 냉소주의, 잘못된 정보 허위 정보, 감소하는 유권자 투표율 등은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든 양 국가에서 직면하고 있는 도전 과제들"이라고 지적했다.

트뤼도 총리는 한국과 캐나다의 오랜 역사적 우호관계를 언급하며 미래를 향한 협력을 제안했다. 그는 "역사를 통해 한국과 캐나다는 함께 어려운 순간들을 맞이했다. 1950~53년 약 2만7000명의 캐나다군이 한반도에 도착해 가평에서, 355고지 근처 전선에서 싸웠다"고 캐나다의 한국전쟁 참전을 언급했다.

3.1 운동에 대한 일제의 잔혹한 진압을 외국에 알리는 등 일제 강점기 한국의 독립운동을 도운 캐나다 출신 프랭크 윌리엄 스코필드 박사(한국명 석호필)를 언급하며 "고통스러웠던 수십 년의 식민지 기간 동안 한국의 저항 운동에 참여했었던 그의 묘비를 오늘 오전 참배했다. 여러분들이 그 분을 한국의 애국지사 중 한 분으로 생각해줘서 고맙다"고 하면서 "스코필드 박사의 유산에 내재된 우리 우호의 깊이와 힘"을 강조하기도 했다.

트뤼도 총리는 "우리는 굉장히 강력한 통상 관계를 맺고 있고 8년에 걸친 양국 간의 자유무역이 한국과 캐나다의 자유무역협정으로 이루어져 왔다"면서 "우리의 예술계도 함께 번성하고 있습니다. 캐나다는 한류를 받아들였고, <김씨네 편의점>이라는 캐나다의 한국계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TV 시리즈는 캐나다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방영물 중 하나"라고 경제·문화 분야의 교류·협력상을 강조했다.

트뤼도 총리는 한편 "캐나다는 한국이 비핵화, 평화 번영의 한반도를 위해서 기울이고 있는 노력을 지지한다"며 "우리는 지속적으로 북한이 대화와 외교의 자리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의 활동을 지지한다"면서 "우리는 한국과의 협력 증진을 통해서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도 했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국회 연설에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 및 여야 지도부를 면담했다. 오후에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한-캐나다 정상회담이 열린다.

▲방한 중인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17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야 의원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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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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