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 신경손상·암 이겨내고 대회 출전 "내 인생의 최고 대회"

호주 육상선수·미국 태권도 선수 등 역경 딛고 아태 마스터즈대회 출전

지구촌 생활체육인들의 대축제이자 국내 첫 국제생활체육 종합대회인 '2023 전북 아시아‧태평양마스터스대회가 숨가쁜 레이스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색 출전자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사고로 인한 신경손상과 암(癌)을 극복하고 이번 대회에 나선 이색 참가자들은 다른 선수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다시 쓰고 있다.

익산공설운동장에서 열리는 육상대회에 출전한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로스크 멕도넬(66)선수는 사고를 극복하고 이번 대회에 출전한 슈퍼맨이다.

▲전북 아태마스터스대회에 출전한 호주 육상팀의 로스크 멕도넬씨가 몸을 풀고 있다. ⓒ조직위

2020년 산악용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던 멕도넬은 옆으로 지나가던 트레일러에서 떨어진 통나무에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

그는 이날 사고로 전신에 중상을 입었고 온몸의 신경이 손상되어 지금도 여전히 팔과 다리가 자연스럽지 못하다. 

그런 그가 이번 전북 대회에 참가한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는 시련에 굴하지 않고 대회 참가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끝에 전과 같은 몸 상태는 아니지만 그토록 그가 원하던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사고가 나기 전 그는 약 38년 동안 운동선수로서 나라를 위해 다양한 대회와 챔피언십에 참가해왔다. 

특히 2018년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태평양 마스터스대회의 육상 종목에서는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할 만큼 뛰어난 선수였다.

멕도넬씨는 자신이 뛸 경기장을 사전에 둘러보기 위해 경기 일정보다 며칠 일찍 입국해 익산에 도착했다. 이 때문에 자신의 66번째 생일을 익산에서 보내게 됐다.

미국 마스터스 팀 크루인 자마니(58)씨는 태권도 선수이자 사범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그는 지금까지 태권도 대회에 30년 넘게 참가해 왔으며 2019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유러피언 마스터스대회에서는 (+87kg)경쟁 부문에서 결승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2020 US오픈 태권도 챔피언쉽’에서 금메달을 땄으나 2020년 전 세계가 코로나 전염병으로 위기를 겪는 동안 건강하던 그에게도 '암' 선고가 내려졌다.

처음에는 크게 좌절했으나 자마니씨는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고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암 치료에 전념한 끝에 최근 암세포가 거의 사멸했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미국팀 코치들과 선수들의 지원으로 열심히 훈련한 결과 이번 아태 대회에 당당히 출전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2017년 세계 국기원대회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가 가장 자랑스러웠다는 자마니씨는 이번에 태권도의 종주국인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해 영광이라며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회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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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홍

전북취재본부 김대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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