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성 댓글 'ㅅㅅ'은 유죄 · 'ㅂㅅ' 무죄...성적 비하 댓글 단 30대 男 벌금형

재판부, 'ㅅㅅ' "모욕적 표현으로 보기에 충분" vs 'ㅂㅅ' "경미한 수준의 표현에 불과할 뿐"

유명인을 대상으로 초성을 사용해 모욕적인 댓글을 달아 약식명령을 받았던 30대 남성이 정식재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10일 대구지법 형사11단독 김미란 판사는 지난달 18일 유명인과 관련된 게시물에 악성 댓글(모욕 혐의)을 작성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 A씨(35)에 대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7년 12월 대구시 수성구 자신 집에서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 접속해 '손○○의 아침스트레칭'이라는 글에서 "ㅅㅅ할 때 분명 저 자세로 하겠지? 아…서 버렸다"라는 댓글을 적어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재판에서 해당 댓글 'ㅅㅅ'은 세수를, '서버렸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는 의미였다며 모욕적 표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게시물 내 사진, 일련의 댓글 및 A씨가 작성한 댓글을 종합해 보면 A씨가 작성한 댓글의 내용은 피해자에 대한 성적 비하 내지 성적 대상화의 의미를 내포하는 모욕적 표현으로 보기에 충분하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이에 앞서 지난달 서울북부지법에서는 단체 채팅방에서 'ㅂㅅ'이라고 적었더라도 직접 욕설을 한 것이 아니어서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시민단체 회원이었던 B씨는 2020년 10월 해당 단체 대표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언쟁을 벌이던 중 "ㅂㅅ같은 소리", "ㅂㅅ아" 라는 표현을 담은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ㅂㅅ'이라는 표현이 '병신'과 동일하다고 판단했지만, 2심은 "문언상 'ㅂㅅ'과 '병신' 양 표현이 일치하지 않으므로 이를 완전히 동일시 하기 어렵고 이는 욕설이라기보다는 상대방의 언행에 대응하면서 부정적 감정을 표현한 정도며 부정적·비판적 의견이나 감정이 담긴 경미한 수준의 표현에 불과할 뿐 피해자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표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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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기

대구경북취재본부 홍준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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